더경남뉴스가 계절별 꽃 순례를 합니다. 전체 꽃 정취보다 꽃 자체에 포커스를 맞춥니다. 주위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꽃, 야생화로 불리는 들꽃 등을 두루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이번 여름꽃은 생소한 이름의 '털독말풀'을 소개합니다.

털독말풀은 가지과로 여러해살이풀입니다. 멕시코 북부와 미국 남서부 지역이 원산지인데 일본을 거쳐 국내에 귀화한 식물입니다. 지난 1994년 10월 지금의 '하늘공원'으로 이름을 붙인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근처 난지도 생태조사에서 처음 발견됐다고 보고됐습니다.

털독말풀은 이름에서 유추되듯 줄기와 잎에 털이 많고 독 있는 풀입니다. 또한 이름에 '말'이 덧붙여 있듯 꽃봉오리 모습은 말의 생식기처럼 커 보입니다.

털독말풀은 밤에만 꽃의 특성을 나타내는 '밤의 꽃'입니다.

꽃잎은 해질 무렵에 벌어지고 해가 뜨면 오므라듭니다. 특이한 건 또 있는데 꽃잎을 오므린 낮엔 악취가 나고, 밤에는 향기가 납니다. 낮에는 해충의 접근을 막고 밤에는 나방을 유혹해 꽃가루받이를 하려는 것으로 유추합니다.

화단에 있는 털독말풀 모습. 길쭉한 꽃봉오리가 모습을 드러내는 가운데 먼저 핀 꽃은 하얀 잎을 활짝 벌렸다. 꽃봉오리와 꽃의 모습이 특이하게 와닿은 꽃이다.

줄기는 1m 정도 크고, 하얀 꽃이 여름부터 가을까지 하늘을 향해 깔때기(병 등에 꽂아 놓고 액체를 붓는데 쓰는 나팔 모양의 기구) 형태로 핍니다. 트럼펫 모양으로도 보입니다. 꽃의 지름은 10cm 이상으로 무척 큽니다.

긴 꽃봄오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말의 생식기 같기도 하고, 꽃잎을 말아 놓은 듯하다.

꽃 모양이 손으로 흰 헝겊 아래를 감싼 뒤 나오는 것 같다. 이상 정기홍 기자

■ 털독말풀 기본 정보

털독말풀의 독말풀이 적용된 흰독말풀, 흰꽃독말풀, 가시독말풀 등이 있다. 독말풀은 질산이 많은 땅에서 잘 자란다. 뿌리와 씨에 가장 강한 독성을 품고 있다.

털독말풀은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흰독말풀과 독말풀과 달리 다년생 초본이다.

꽃은 6~10월에 피며 꽃은 잎겨드랑(葉腋·엽액)에 1개씩 핀다. 꽃받침은 긴 통형(筒形)이며 길이 8~10㎝다 끝은 5열(裂)되며 10맥이 있다.

화관(花冠·전체 꽃잎)은 흰색 깔때기꼴이며 가장자리에 5개의 미상돌기(尾狀突起)가 있다. 밤에 핀다. 크기는 지름 10㎝, 길이 20㎝다. 수술은 5개로 길이 15㎝이다.

줄기는 높이 1m로 많은 가지를 친다. 엷은 녹색으로 약간 자색(紫色·자주색)을 띠기도 하고 미세한 털이 밀생한다.

잎은 어긋나기(互生) 잎차례이고 광란형(廣卵形)이며 길이 8~18㎝, 폭 5~10㎝다. 끝이 예두(銳頭)이고 기부는 의저이며 뒷면에 털이 많고 톱니가 없다. 잎자루는 길이 2~8㎝이다.

열매는 공모양으로 호두크기(지름 3~4㎝)만하고, 아래쪽으로 늘어지며 같은 크기의 가시가 많다. 씨는 편평하며 지름 5㎜, 갈색이다.

열매 씨앗에 마취 성분이 이써 주술사들이 많이 애용했다고 한다. 이 성분을 섭취하면 몽환적인 광경이 떠오를 뿐 아니라 정력제로도 효과가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란다.

붙이는 멀미약의 주요 성분인 '스코폴라민'은 독말풀, 싸리풀 등에서 추출한 물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