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NC다이노스가 경기 성남시로의 연고지 이전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데 이어 성남시가 환영 의사를 내비쳤다. 연고지인 경남 창원시의 대응이 주목된다.

성남은 NC의 모회사인 엔씨소프트 본사가 있고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을 지냈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지난 28일 한 언론매체에 "NC다이노스가 성남시로 연고지를 이전한다면 두팔 벌려 환영하겠다"고 밝혔다.

신상진 경기 성남시장. 성남시

신 시장은 "홈구장으로 사용 가능한 경기장도 준비 중이고, 수도권 곳곳으로 연결된 교통 인프라도 갖추고 있어 구단을 운영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NC가 연고지 이전을 위한 협의를 요청한다면 응할 의사가 있다"고 했다.

앞서 NC 측은 지난 25일 "야구의 인기가 정점에 이르고 있는 상황에서 성남시 또한 야구단 유치에 관심을 갖는 것은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며 "성남시가 좋은 제안을 하면 연고지 이전을 진지하게 고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NC는 그동안 울산 등 지자체로부터 연고지 이전을 요청받았다고 밝혔지만 성남시는 요청을 보내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NC는 성남시를 콕 집어 연고지 이전 가능지로 언급했다.

구단과 지자체들의 합의가 이뤄지면 연고지 이전에 걸림돌이 없을 듯하지만 상황은 만만치 않다.

성남시 입장에서 긍정적인 것은 NC의 모회사가 성남시 분당구에 있고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을 지냈다는 점이다. NC 입장에서도 관중 동원력에서도 월등한 성남을 선호한다.

다만 정치적 역풍이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 NC가 이전을 성남시와 자체적으로 결정을 해도 이 대통령이 정치적 논란 중심에 설 가능성이 적지 않다.

변수는 신 시장이 국민의힘 소속이란 점이다. NC 입장에선 부담을 덜 수 있는 입장이다.

한편 성남시는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성남종합운동장을 2만석 규모의 프로야구장을 만들기 위한 리모델링을 하고 있다.

이 경기장은 프로야구 중립 경기와 아마야구 경기, 유소년 야구 경기에 활용될 예정이었지만, NC가 연고지를 이전하면 당연히 홈 구장으로 사용하게 된다.

신규 야구장이 창원NC파크(1만 7983석)보다 관람석 규모가 크고 주변 교통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 프로구단을 운영하기 위한 최고의 조건이다.

인구도 100만 명에 육박해 관중 동원력도 충분하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가장 최근 창단한 KT위즈가 연고지인 수원시에 경기장 조성과 일부 시설 유지·보수를 지원받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성남시 또한 큰 예산을 들이지 않고 프로구단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허가도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구연 KBO 총재는 지난 7일 KBO 유튜브 채널 라이브 방송에서 "총재로 일하면서 제일 하고 싶은 게 한 구단을 옮겨주는 것"이라며 직간접적으로 NC의 연고지 이전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허 총재는 학창시절 부산에서 야구를 했고 창원시 인근 진주시 지수면 승산리에서 태어났다. 허 총재가 태어난 승산마을은 굴지의 기업인 LG와 GS의 창업주가 태어난 곳이고, 지수초등은 이들 두 기업 창업인과 삼성, 효성 창업인이 다녔던 학교다. 허 총재가 고향을 등지고 이전 결정을 할 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한편, 2025시즌 개막 초반인 지난 3월 NC의 홈구장인 경남 창원NC파크에서 경기장 내 설치물이 떨어지는 사고로 진주에서 온 관중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NC의 연고지 이전 가능성이 제기됐다.

사고 직후 두 달 정도 창원NC파크에서의 프로야구 경기 개최가 중단됐다.

NC는 지난 5월 창원시에 △관중석 증설 △2군 선수 연습시설 확보 △팬 접근성 개선 위한 대중교통 노선 확대 △주차시설 신규 설치 등 21가지 요구 사항을 전달하고 6월 말까지 답변을 달라고 요청했었다.

창원시는 31일 시민들을 대상으로 NC가 요구한 내용과 시의 입장을 시민들에게 의견을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