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공직자 재산 등록 때 재산을 축소 신고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강 후보자의 배우자는 최근 5년간 30억 원대의 소득을 올리는 등 고액의 연봉을 받고 있지만 소득보다 신고된 재산이 낮았다.

14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강 후보자 배우자인 변호사 변 모 씨의 소득 대비 신고된 재산이 현저하게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ㅏㄷ14일 열린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청문회 모습. 국회방송

변 씨는 국내 대형 로펌에서 변호사로 재직 중이고, 지난해 연봉(세전 급여)은 9억 537만 원이었다. 세금을 제한 뒤의 소득은 5억 2677만 원이었다.

그해 카드 사용액과 의료비 등 각종 지출을 제외해도 2억 6544만 원이 남는다.

하지만 강 후보자가 지난해 3월 신고한 총 재산은 9706만 원, 올해 3월 총 재산은 2억 8523만 원으로 1년간 1억 8817만 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주요 재산 증가 요인을 보면 변 씨가 보유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아파트 가액이 9100만 원 증가하고, 강 후보자 본인의 금융 채무가 6억 원에서 3억 700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반면 변 씨의 예금은 오히려 줄었고 9억원 대 채무는 소폭 늘었다.

채무 중 상당수는 JB우리캐피탈(5161만 원), 비엔케이캐피탈(4327만 원) 등 제2금융권에서 받은 대출이었다.

변 씨는 한해 2억 원 넘는 잔여 소득이 있었지만 예금 증가나 채무 상환 등을 하지 않고 재산 내역에서 증발됐다. 변 씨는 이 시기 주식도 보유하지 않았다.

비슷한 흐름은 전년도에도 반복됐다.

변 씨의 2023년 연봉은 6억 8758만 원으로, 세금과 각종 지출을 제하고도 1억 2852만 원의 순자산이 남아야 했다.

하지만 강 후보자가 지난해 3월 신고한 재산은 9706만원으로 전년도(2023년) 4억 8860만 원에서 급감했다.

이 시기에도 변 씨의 예금은 9365만 원에서 5773만 원으로 줄었고 채무는 1억 원가량 늘었다.

최근 5년(2020~2024년)을 따져보면 변 씨는 매년 1억~2억 원가량 잔여 소득이 있어 수중에 총 8억 8000만 원가량 순자산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 기간 강 후보자가 신고한 재산은 2020년 –4억 8842만원에서 2024년 9706만원으로 증가하는데 그쳤다.

국만의힘은 강 후보자가 재산을 축소 신고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수상한 현금 흐름을 검증하기 위한 자료 제출 요구에도 후보자가 응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앞서 변 씨가 과거 감사로 재직한 업체에서 받은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1만 주를 신고하지 않은 사실이 밝혀졌다. 강 후보자는 인사 청문회에서 스톡옵션을 받지 않기로 했는데 회사 측이 지급했다고 했지만 석연찮은 해명이라는 지적이다.

1000만 원이 넘는 고가 명품 시계 3점도 재산 신고에서 누락한 사실이 드러났다.

행법상 공직자는 500만 원 이상의 시계 등 보석류를 재산 신고해야 한다. 강 후보자는 살 때는 500만 원이 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보석류는 현 시세로 신고해야 한다.

한 회계사는 "5년간 30억 원을 벌었는데 재산 신고 내역을 분석해보면 그 돈이 다 어디로 갔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며 "귀금속 등 고가의 물품으로 재산을 축적하고 신고하지 않은 것 아닌지 의심해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재산을 둘러싼 이들 의혹을 검증하기 위해 변 씨의 월별 근로소득지급명세 등의 자료를 강 후보자 측에 요구했지만 소속 기관에서 제출이 어렵다고 한다며 거부했다.

한지아 의원은 "강 후보자의 배우자는 상당한 고소득임에도 불구하고 제2금융권 캐피탈을 이용하는 등 국민 상식과 맞지 않는 채무로 소득 대비 매우 적은 재산을 신고했다"며 "설명되지 않는 현금 흐름에 대해 소명해야 할 후보자가 기본 자료조차 제출을 거부하는 것은 의혹이 사실이라고 자인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