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횟감’ 우럭과 광어 가격이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해 역대급 고수온으로 양식장 치어들이 집단 폐사해 올해 생산량이 줄어들었다.

광어와 우럭은 육질이 쫄깃하고 고소해 씹는 맛을 즐기는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어종이다. 치어는 상품으로 생산되는데 1년 정도 걸린다. 지난해 가을 새 치어를 들여 양식 중이다.

경남 통영시 욕지면의 한 양식장에서 우럭 수천 마리가 배를 드러낸 채 떠올라 있다. 독자 제공

3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우럭 도매 가격은 ㎏당 1만 7813원으로, 전년 동기(1만2800원) 대비 39.2% 급등했다.

지난해 폭염이 절정에 달하던 7월(1만 3250원)과 8월(1만 3813원)보다도 높은 가격이다.

광어도 비슷하다. 5월 광어 도매 가격은 ㎏당 1만 9500원으로, 전년 동기(1만 7513원) 대비 11.3% 올랐다. 지난해 8월 가격(1만 6506원)과 비교하면 18.1% 높다.

가격 상승은 지난해 고수온 피해로 생산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여름 폭염으로 7월 24일부터 10월 2일까지 무려 71일간 고수온(수온 28도 이상) 특보가 이어졌다. 특보 발령제를 도입한 2017년 이후 최장 기록이었다.

양식 물고기 집단 폐사가 잇따랐는데 치어(어린 물고기)가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양식업 피해액도 피해 집계(2012년) 이후 최대인 1430억 원에 니르렀다. 우럭의 피해(583억 원)가 가장 컸다.

이 여파로 5월 기준 500g 미만 광어 출하량은 118t으로 전년 동기보다 38.9% 줄었고, 400g 미만 우럭은 59t으로 무려 54.9% 급감했다.

광어 양성 물량(키우고 있는 물량)도 8만 5000마리로, 전년 동기에 비해 32.7% 감소했다.

한편 국립수산과학원은 올 여름에도 수온이 평년 대비 1도 정도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1도 변화는 양식 어종에 큰 영향을 준다. 7월 초순 고수온 예비 특보, 7월 중순 이후 주의보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로선 농사의 천수답처럼 고수온 대처에 마땅한 방법이 없다. 지난해처럼 고수온이 오래 지속되면 가을 추석 무렵에 또 한번의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양식장에서는 같은 피해를 막기 위해 산소 공급 장치를 점검하는 등 수온 낮추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양식업 피해를 줄이기 위해 고수온에서도 양식이 가능한 대체 품종을 보급하고, 양식장 이전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한편 광어는 1980년대 양식에 성공해 비싸지 않게 즐길 수 있는 생선이 됐다. 지느러미 부위가 더 맛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럭은 살이 부서지지 않아 탕과 찜으로 즐긴다. 뼈가 굵어서 국물도 잘 우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