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폭염에 전국이 온통 '열섬'이다. 7월 초인데도 벌써 낮기온이 35도를 훌쩍 넘긴 지역들도 나왔다. 올해는 역대급이던 지난해보다 더 무덥고, 무더위가 더 오래 지속될 것이란 기상 당국의 전망도 나왔다.

'극한 폭염' 속 주부들의 고민거리는 '에어컨 사용'이다. 전기요금 폭탄 걱정 때문이다.

에어컨을 껐다 켜는 게 좋은 지, 냉방 기능과 제습 기능을 동시 사용 해야 할 지도 혼돈스럽다.

슬기로운 에어컨 상식을 알아보자. 구입 시기도 점검했다.

에어컨 이미지. GS칼텍스 제공

▶에어컨 '제조 연도' 먼저 확인하라

에어컨은 실외기 작동 방식에 따라 전기 소모량을 달리한다. 즉 신형과 구형의 실외기 작동 방식이 달라 이에 따라 대처해야 한다.

에어컨은 실외기 작동 방식에 따라 정속형(구형)과 인버터형(신형)으로 나뉜다.

인버터형 에어컨은 실외기에 'inverter(인버터)'라고 표시돼 있다.

구형인 정속형은 실내 온도가 설정한 희망 온도(보통 22도)보다 올라가 더워지면, 실외기가 온도를 낮추기 위해 다시 최대 출력으로 작동한다. 당연히 전력 소모가 커진다.

따라서 정속형은 실내 온도가 희망 온도에 도달한 뒤에는 잠시 껐다가 실내가 더워질 때 다시 켜면 전기요금을 아낄 수 있다.

반면 인버터형은 껐다 켰다 하지 말고 계속 켜 두는 것이 전기료를 더 절약할 수 있다.

실내 온도가 희망 온도에 도달하면 실외기가 희망 온도 수준을 맞추며 작동을 최소화 한다.

따라서 인버터형은 처음엔 희망 온도를 낮게 설정해 강풍으로 빠르게 냉방하는 것이 좋다. 이어 충분히 시원해지면 자신이 원하는 적정 온도(26도 안팎)로 올려 설정하면 더위를 느끼지 않으며서 전기요금을 줄일 수 있다.

▶ 제습 기능과 전기요금 관계는?

시중엔 에어컨을 '제습 모드'로 틀어놓으면 시원함을 더 느끼고 전기요금도 아낄 수 있다는 말이 오간다.

하지만 이는 집안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가정마다 밀폐 상태나 실내 습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제습은 습도 조절에 맞춘 기능이다.

습도가 높은 날 제습 모드를 사용하면 전기료를 아끼는데 더 효율적일까?

하지만 전기 요금 측면에선 높은 습도를 낮추는데 시간이 더 걸려 일반 냉방 모드보다 전기요금이 더 많이 나올 수 있다.

따라서 습도가 낮은 날에 제습 기능을 사용하는 게 시원함을 더 느낄 수 있다.

에어컨 업계는 "전기요금을 아끼려면 제습보다 에어컨에 기본으로 탑재된 '절전 모드'나 '에너지 세이빙 기능'을 활용하는 게 더 낫다"고 조언했다.

▶ 또 다른 절전 팁들

선풍기나 서큘레이터(실내 공기 순환 가정용 전기 기구)를 함께 사용하면 에어컨에서 나오는 냉기를 실내 공간에 훨씬 더 빨리 확산시킨다. 실외기의 가동 시간을 줄여준다.

스탠드형 에어컨의 경우 바람 방향을 위로 향하게 하는 것도 냉방 효율을 높인다. 대기는 찬 공기는 아래로, 더운 공기는 위로 올라간다.

따라서 위쪽으로 냉기를 보내면 공간 전체에 시원한 공기가 자연스럽게 대류한다.


▶전기 덜 쓰면 다음 달 요금 깎아준다

한국전력은 전기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주택용 에너지 캐시백'을 시행 중이다. 이 제도는 현재 121만여 가구가 가입했다.

직전 2년간 같은 달 평균 전기 사용량보다 3% 이상 줄이면 줄인 전력량에 따라 kWh당 30~100원씩 캐시백을 받을 수 있다. 현금으로 주지 않고 다음 달 전기요금에서 자동 차감된다.

한전은 여름철 가입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오는 7월 13일까지 가입하면 추첨해 200명에게 로봇청소기, 제습기, 치킨기프티콘 등을 선물로 준다.

가입 신청은 '주택용 에너지 캐시백' 사이트(en-ter.co.kr/ec/main/main.do)이며 휴대전화 본인인증 등 간단한 절차만 거치면 가입된다.

실시간 전기요금 조회는 '한전ON' 홈페이지(https://online.kepco.co.kr/MIM041D91)에서 확인 가능하다.


▶ 에어컨 구입 때 정부 지원 활용하라

정부는 7월부터 신형 에어컨 구매자(개인별)를 대상으로 '가전제품 환급 행사'를 한다. 정부의 31조 5천억 원대 추경안이 이번 주에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되면 곧바로 시행된다.

에너지 소비효율이 높은 가전제품(11개 종류)을 사면 구입비의 10%를 최대 30만 원 한도 내에서 환급받는다.

대상 전제품은 에어컨은 물론 TV, 냉장고, 김치냉장고, 세탁기, 의류건조기, 진공청소기(유선), 공기청정기, 제습기, 전기밥솥, 식기세척기 등이다.

에어컨은 에너지 소비효율 3등급까지 환급해 준다. 벽걸이형은 제외된다.

환급 대상 여부는 정부가 별도로 운영할 예정인 전용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환급 행사는 연말까지 계속되지만 정부 예산(3261억 원)이 소진되면 조기 종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