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지난 4월 해킹 사고 이후 타 사로 옮기는 고객에게 위약금을 돌려주고 현재 가입 고객에게는 8월 통신 요금을 50% 할인해주기로 했다. 초유의 1조 원대 규모의 보상안이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4일 SK텔레콤에 사실상 위약금 면제 의무를 부과했다.

과기정통부·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으로 구성된 민관합동조사단은 이날 해킹 사고 관련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 “이번 사고는 SK텔레콤의 귀책사유로 발생했다. 이용약관상 소비자의 위약금 납부 의무가 면제되는 사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 서울 을지로 사옥. SK텔레콤


SK텔레콤 을지로 사옥. SK텔레콤

SK텔레콤에서 앞서 지난 4월 18일 대규모 해킹 사고를 당해 약 2700만건에 달하는 가입자의 유심(USIM) 정보가 유출됐다.

이에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이날 “정보 보호에 앞으로 5년간 7000억 원을 투자하고 위약금 면제와 별도로 5000억 원 규모의 보상 프로그램도 시행하겠다”며 “사이버 침해 사고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따라서 SK텔레콤을 이미 해지했거나 14일까지 해지한 고객은 위약금을 환급받는다.

고객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지난 4월 18일 24시 기준으로 약정 기간이 남아있던 고객 중 가입을 해지한 고객과 이달 14일까지 가입을 해지하는 고객에게 위약금을 되돌려 준다.

위약금 환급 절차는 T월드 홈페이지에 안내할 예정이다.

현 고객에 대한 보상 방안도 내놨다. 가입자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7월 15일 기준 SK텔레콤 가입자와 SK텔레콤 통신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가입자 등 약 2400만 명을 대상으로 8월 통신 요금을 50% 할인해준다. 또 8월부터 연말까지 모든 가입자에게 매달 데이터 50GB(기가바이트)를 추가로 제공한다.

연말까지 T멤버십을 통해 뚜레쥬르·파리바게뜨·도미노피자 등 제휴사에서 최대 50~60%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유 사장은 지난 달 국회에 출석해 “위약금 면제를 하면 최대 250만 명이 이탈할 수 있다”며 “1인당 위약금을 10만 원으로 가정하면 2500억 원에 달한다”고 했다.

해킹 사고 발생 이후 계약을 해지한 고객은 80만 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이번 보상안 등으로 올해 매출이 8000억 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회사 측은 “해킹 사태에 따른 고객 보상과 가입자 이탈 등을 반영해 올해 매출 전망을 17조 8000억원에서 17조원으로 수정한다”고 공시했다.

한편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과징금도 한다.

고학수 개보위 위원장은 지난 5월 “과징금 규모가 2년 전 LG유플러스 사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클 것”이라고 말했다.

개보위는 2023년 7월 약 30만건의 고객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LG유플러스에 과징금 68억 원을 부과했었다.

SK텔레콤에서는 이보다 90배 많은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소송도 제기된 상태다.

지난 5월 SK텔레콤 가입자 9000여 명이 총 46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