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구 계양산 일대에 '러브버그'로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가 대규모로 나타나 산책 나온 시민들과 등산객들이 기겁을 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시민들의 민원도 폭주했다. 지난 23일부터 하루 100건이 넘는 신고 전화가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 등에 러브버그 떼가 계양산을 점령하다시피 한 모습을 사진과 영상이 다수 올라왔다.

이들 영상에는 러브버그 떼가 시야를 가릴 정도로 날아다니거나 죽어 산책길과 등산로 바닥에 빈틈없이 깔려 있다. 다만 암수 두 마리가 짝짓기한 채 날아다닌다.

계양산 정상 등산로에 러브버그 사체들이 쌓여 바다기 보이지 앟는다. 블로그(oligoenergy) 캡처

짝짓기를 한 러브버그 모습

영상 촬영자는 '러브버그의 습격'이라는 제목으로 "벌레 싫어하는 사람은 올라갔다가 기절할 것 같다"고 했다.

이 촬영자는 전기 파리채를 이용해 러브버그를 잡거나 쓰레받기로 사체를 치우는 영상도 올렸다. 하지만 그는 "간의 저항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전기 파리채는 터지지 않고, 작은 쓰레받기는 너무도 약했다"고 했다.

계양산 정상을 촬영한 사진을 블로그에 올린 네티즌은 "러브버그가 산 정상을 점유했다. 거의 재앙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 사진에는 아스팔트 포장 도로로 보일 정도로 러브버그 사체가 수북이 쌓인 모습이 담겼다.

지난 28일 인천 계양산에 나타나 죽어 있는 러브버그 모습. 인스타그램(kimlark34) 캡처

네티즌들은 "재난이다, 재난" "코로 들어갈 것 같아서 숨 쉬는 것도 무서울 지경"이란 반응을 보였다. 인천에서는 지난해 7월 초까지 인천의 10개 군구 보건소에 150여 건의 러브버그 방역 요청이 들어왔는데 올해에는 하루에만 100여 건의 신고 전화가 접수되고 있다.

수도권 각 지자체 홈페이지에도 "러브버그 때문에 창문을 열지 못한다", "야외활동이 불가능하다"는 등의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짝짓기를 한 한 암수 중 한 마리가 날려고 하고 있다. 날 땐 두 마리가 한꺼번에 난다. 다만 멀리 날지 못한다. 이상 사이렌스 제공

러브버그는 본래 중국 동남부나 일본 오키나와에 주로 서식했으나 2022년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량 발견되고 있다. 초기에는 서울 은평구, 경기 고양시 등 수도권 서북쪽 지역에서 발견되다가 최근에는 서울 전역과 경기 지역에서도 목격되고 있다.

러브버그는 독성이 없고 인간을 물거나 질병을 옮기지는 않는다. 오히려 낙엽을 분해해 토양을 비옥하게 하고, 꿀벌과 꽃의 수분을 도와주는 익충이다. 하지만 러브버그를 마주치는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불쾌감을 유발해 생활불쾌곤충으로 분류된다.

전문가들은 러브버그가 7월 중순쯤이면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햇빛에 노출되면 활동력이 저하돼 1~2주 안에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한다.

보건 당국은 러브버그 대응 예방 수칙으로 ▲야간 조명 밝기 최소화 ▲방충망 점검 ▲외출 시 어두운색 옷 착용 ▲차량 부식 방지를 위해 자주 세차하기 ▲끈끈이 트랩 설치 ▲벽이나 창문에 붙은 개체는 물을 뿌려 떼어내는 방법 등을 안내하고 있다.

※이 기사는 중부 지방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부울경에도 곧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화제성으로 싣습니다. 서울 아파트에 사는 지인의 말에 따르면 건물 벽에도 새카맣게 붙어 혐오스럽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