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3)이 토트넘 홋스퍼와의 10년간의 인연을 눈물로 마쳤다.
손흥민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로축구(EPL) 토트넘과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친선전에서 후반 18분까지 63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좌측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공격 포인트를 올리진 못했다. 하지만 수차례 빈 공간을 노린 빠른 드리블로 상대 수비진을 괴롭혔다.
손흥민이 골을 넣은 뒤 찰칵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토트넘
경기 후반 손흥민의 교체 신호가 나오자 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중들은 기립해 박수를 쳤다.
뉴캐슬 선수들도 경기장 가운데 도열해 손흥민을 배웅했다.
손흥민은 주장 완장을 크리스티안 로메로에게 넘긴 뒤 토트넘 교체 선수와 코칭 스태프 한 명 한 명과 포옹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2015년 독일에서 토트넘에 입단한 손흥민은 통산 454경기에서 173골을 넣었다.
2021~2022 시즌에는 EPL 득점왕에 올랐고 2024~2025 시즌엔 팀의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앞서 손흥민은 지난 2일 서울 영등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올 여름 토트넘을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손흥민의 차기 행선지는 미국 프로축구(MLS)의 로스앤젤레스 FC(LA FC)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날 경기는 1대1 무승부로 끝났다.
토트넘이 전반 3분 미드필더 브레넌 존슨(잉글랜드)의 선제골로 앞서나갔다. 존슨은 뉴캐슬 골대 앞 혼전 상황에서 패스를 받아 오른발로 침착하게 득점을 성공시켰다.
존슨은 득점 직후 손흥민의 전매특허인 ‘찰칵 세리머니’를 했다.
뉴캐슬 공격수 하비 반스(잉글랜드)가 전반 37분 강력한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뜨리면서 경기는 원점이 됐다.
뉴캐슬은 후반 22분 한국인 미드필더 박승수를 투입했고, 토트넘은 후반 40분 부상한 제임스 메디슨(잉글랜드)을 대신해 양민혁을 투입했다.
양민혁은 투입 직후 역습 상황에서 패스를 받고 상대 문전으로 쇄도,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으나 슈팅으로 연결시키진 못했다.
박승수도 이어진 뉴캐슬 공격 상황에서 현란한 드리블로 토트넘 수비수 제드 스펜스(잉글랜드)를 제끼는 등 활발히 움직였다.
경기가 끝나자 손흥민은 다시 그라운드에 나와 토트넘 선수들과 일일이 작별 포옹을 했다.
자신의 고별전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6만4000여 관중을 향해서도 손을 흔들어 고마움을 표시했다.
경기장을 천천히 한 바퀴 도는 캡틴 손흥민의 뒤를 팀 동료들도 묵묵히 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