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 아닌 변화 선택해 지방국립대의 새로운 롤모델 만들고 있다"
제12대 경상국립대 권진회 총장이 18일 취임 1주년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권 총장은 1년 전 의대 증원에 따른 의대생 수업 거부와 부속 병원인 경상국립대병원의 환자 급감으로 인한 경영 위기 속에서 취임했다.
그는 취임 1년을 '유지' 아닌 '변화'의 기간이었다고 했다. 정책의 과감함과 실행력 그리고 구성원과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대학 운영 방향을 새롭게 모색하면서 '지방국립대의 새로운 롤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나온 1년과 앞으로의 비전을 들어본다.
→ 취임 1년을 요약한다면?
- '위기를 기회로 바꾼 1년'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취임 직후 대학은 여러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었습니다. 등록금 동결 17년, 학생 충원율 하락, 의정(醫政) 사태로 인한 대학회계 재정 부족까지 총체적인 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이들 사안을 외면하지 않았습니다. 구성원들과 함께 전략을 수립하고 그 결과 국책사업 유치, 연구 역량 강화, 학생 지원 확대 등 곳곳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뤘다고 자평합니다.
→ 대학 구성원과 지역 사회가 궁금해하는 글로컬대학과 라이즈(RISE)사업은 잘 진행됩니까?
- 글로컬대학사업은 지난해 가을 사업이 부진하다는 이유로 교육부의 경고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저를 포함한 구성원 모두 심기일전했고, 우주항공대학(CSA) 및 GADIST 설립, 서울대와 공동교육과정 운영, 프랑스 그랑제콜 모델 도입, 세계 유수 대학들과의 복수학위제 등 많은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냈습니다.
그 결과 10개월 만에 교육부 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받았습니다. 구성원들이 노력한 덕분입니다. 결과적으로 위기의 반면교사가 기반을 공고히 다지는 계기가 됐습니다.
라이즈사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올해 경남도로부터 206억 원을 지원받아 지역 정주형 인재를 키우고, 산업과 연계한 연구를 통해 지역 발전에 기여할 예정입니다. 경상국립대가 경남 고등교육의 맏형이라는 것을 입증한 셈입니다.
→ BK21(Brain Korea 21)사업도 성과가 있었다던데요.
- 석·박사급 인력을 양성해 대학 연구력의 중요 지표 중 하나인 BK21에서 3개 사업단이 추가로 선정됐습니다. 이로써 경상국립대는 4단계 BK21사업에서 11개 사업단을 운영하게 됐습니다.
특히 BK21사업 추가 선정은 대학 통합의 시너지 효과이자 우리 대학의 우주항공 특성화 전략이 옳았다는 증거입니다. 또 한국연구재단 혁신인재양성사업에서도 국가거점국립대 포함 13개 대학 중 3위를 차지했습니다. 일련의 사업 성과로 "하면 된다"는 자신감이 학교 전체에 퍼지고 있습니다.
→ 연구 경쟁력 강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요?
- 저는 올해 1월 시무식에서 "연구하는 교수가 인정받는 대학이 되어야 한다. 변화 없이는 소멸할 것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대학평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교원의 연구 경쟁력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연구하는 교수님이 존중받는 문화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연구 성과에 대한 사전 예고제, 인센티브 상향, 승진 기준 강화를 추진했습니다. 연구의 결과는 최소 2년 이상의 시차를 가지고 나타납니다. 인내하며 노력한다면 2027학년도부터는 우리 대학교의 연구 실적은 지금과는 크게 달라질 것으로 믿습니다.
→ '학생 행복대학'을 강조했는데요.
- 학생이 행복해야 대학이 존재할 이유가 있습니다.
가장 시급했던 것이 진로·취업 지원 체계 강화였습니다. 도서관에 상시 취업 상담 부스를 설치하고, 학과별로 3학년 학생들을 직접 찾아가는 설명회를 가졌습니다. 고용노동부의 10억 원 규모 취업 사업도 유치했고, R&D 근로장학생 제도도 대폭 확대했습니다.
더불어 교양학관 리모델링, 쾌적한 휴게 공간 조성 등 생활환경 개선도 함께 추진했습니다.
→ 지방대학의 국제화는 쉽지 않은 과제입니다. 어떻게 실현할 건가요.
- 쉼 없이 도전해야 하겠지요. 2026학년도부터 외국인 전용 글로벌자율전공학부를 신설해 본격적인 국제화를 추진할 예정입니다. 내년에 100명으로 시작해 2028년에는 500명으로 확대할 것입니다.
2026학년도에 적용될 인력과 제도를 준비하고 있으며 장학금, 생활관, 특별프로그램도 함께 설계 중입니다. 외국인 학생들과 우리 학생들이 함께 캠퍼스를 생활하면서 다문화 감수성과 국제적 경쟁력을 자연스럽게 키울 수 있도록 만들겠습니다.
→ 지역 사회와의 협력도 줄곧 강조했는데요.
- 우리 대학은 경남을 대표하는 국가거점국립대학입니다. 지역과 함께 성장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습니다.
저는 취임 직후부터 주말 주차장 전면 무료 개방, 주중 무료 주차장 환경 개선, 가좌캠퍼스 대운동장 야간 조명등 설치, 캠퍼스 주변 녹지경관 개선 등 다양한 지역 친화 정책을 펼쳤습니다. 대학은 울타리 안의 공간이 아니라 지역과 함께 숨 쉬는 공간이어야 합니다.
→ 앞으로의 계획은?
- 우리 대학의 무대는 한국이 아닌 세계이고 가야 할 길은 멀고 고지도 높습니다.
AI 기반 연구 및 행정 지원 시스템 도입, 재학생 충원율 개선, 칠암캠퍼스 산학협력 허브화, 캠퍼스 환경 개선 등 많은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이루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구성원들의 단합과 협력입니다. 우리는 이미 많은 것을 해냈고, 앞으로 더 큰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글로컬대학사업과 라이즈사업을 양 날개로 삼아 세계 100위권 대학을 향해 함께 전진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