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경남뉴스는 일상에서 소소해 지나치는 궁금한 것들을 찾아 이를 흥미롭게 설명하는 코너를 마련합니다. 유레카(eureka)는 '알았다!'라는 뜻입니다.

'진주시는 농기계 구입 부담을 경감하고 농촌 인력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15억 원을 투입해 농기계 공급을 전년 대비 53.3% 확대한다고 밝혔다. 시는 그동안 추진한 맞춤형 농기계 지원사업에 공동방제 살포용 농기계와 대형 농기계를 추가해 ‘농기계 공급 확대 사업’으로 변경해 추진한다'(진주시 보도자료)

위의 문장을 곰곰이, 찬찬히 들여다보면 헷갈립니다. 기존 예산이 15억 원인지, 기존 예산에다 15억 원을 추가한 것인지 아리송하다는 뜻입니다. 두 번째 문장 '추가'란 단어 때문입니다. 이 기사를 처음 읽는 독자는 위에서 지적한 둘을 놓고 달리 해석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진주시는 농기계 구입 부담을 줄이고 농촌 인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농기계 공급을 전년보다 53.3% 확대한다고 밝혔다. 사업비는 15억 원(시 지원비+농업인 자비)이다. 시는 그동안 추진해온 '맞춤형 농기계 지원사업'에 공동방제 살포용 농기계와 대형 농기계를가해 ‘농기계 공급 확대사업’으로 변경했다'(고친 문장)

고친 문장은 담당 부서에 전화를 해 설명을 들은 바를 참고했습니다.

통화 중에 기자가 몰랐던 것이 있어 소개합니다.

진주시농업기술센터 기술지원과 농기계 담당자가 통화 도중 '예산'과 '사업비'의 차이를 말하더군요.

예산은 진주시가 자체 책정한 것이고, 사업비는 진주시 예산과 자비가 합쳐진 것이라고 하더군요.

따라서 15억 원은 사업비입니다.

이 15억 원엔 진주시 책정 '예산' 7억 5천만 원과 농업인이 내는 '자비'가 7억 5천 만 원이 합쳐진 것입니다.

기자는 그간 '예산'이 '사업비'인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다만 순수하게 관공서 예산만 들이는 사업은 사업비로 써도 되겠지요. 이때는 '예산=사업비'입니다.

위의 예시처럼 책정된 예산에다 자비나 기업체 등에서 지원을 했다면 예산과 사업비는 갗지 않슺니다.

두 경우에서의 의미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진주시 등 모든 관공서에서는 '예산'보다 '사업비'란 단어를 많이 씁니다.

보도자료를 예로 들면, 꼼꼼하게 자료에 적시하지 않기 때문에 기자나 독자로선 '예산'인지 '사업비'인지 알기가 힘듭니다.

예를 들어 관공서에서 청소년사업에 예산을 40억 원으로 책정하고, 기업체가 10억 원을 지원했다면 총 50억 원인데, 이를 예산과 지원액울 구분하지 않고 뭉뚱그려서 '사업비'라고 보도자료를 냅니다.

이런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관공서로서는 자체 돈이 많이 책정된 것으로 보여 나쁘진 않습니다. 물론 혜택을 받는 측에선 같은 돈을 받는 것이기에 신경쓸 이유는 없습니다.

참고로 언론에서 '예산'이란 단어를 가장 의미있게 쓰는 때는 연말과 연초 정부나 지자체가 한 해 예산안을 국회나 지방의회에 제출하고 정해질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