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측근인 김진욱(51) 씨가 국무총리실 정무협력비서관에 임명됐으나 지난 7일 임명 발표 직전 자진철회 형식으로 물러났다.
정무협력비서관은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고위공무원 '나'급(2급) 직위다. 고위공무원단이 생기기 전 직급은 '이사관'으로 1급인 '관리관' 아래였다. 당초 총리실은 김 씨의 임용은 대통령실의 인사 검증과 이 대통령의 재가를 거쳤다며 8일부터 직무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었다.
이에 8일 야당은 "성남 지역 폭력조직 사건에 가담했던 인물"이라며 공격했다.
이재명 민주당 당대표 시절 비서실 국장을 역임한 김진욱 씨. 그는 성남시에서 행정지원과 주무관이었다. 총리실
경기 성남시의원 출신인 이기인 개혁신당 사무총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김씨는 성남 지역 폭력조직과 함께 오피스텔 보안용역 사업권을 빼앗기 위해 빠루(쇠 지렛대)로 철문을 뜯고 경비원까지 폭행한 사건에 가담했다"며 "그는 외국산 소고기에 축협 마크를 불법으로 붙여 판매한 혐의로 구속됐다가 집행유예로 풀려난 전력이 있다"고 밝혔다.
이재명 민주당 당대표 시절 비서실 국장을 역임한 김진욱 씨. 총리실
법조계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2007년 9월 무허가 경비 업체인 ‘특별경호단’이 성남 지역 폭력 조직인 '종합시장파', '국제마피아파' 등 43명을 동원해 성남시 분당구의 한 오피스텔 보안 용역 업무를 빼앗는 과정에 연루됐다.
이들 폭력배는 기존 사업자 소속 보안 용역 직원들을 폭력을 동원해 강제 퇴출시켰다.
김 씨는 이 사건으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 받았다.
김 씨는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이던 2014년부터 이 대통령의 수행비서였다.
김 씨의 이름은 이 대통령이 20대 대선 때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몰랐다"고 수차례 말해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기소됐을 때도 등장했다.
그는 2015년 성남시 행정지원과 주무관으로 이 대통령의 호주·뉴질랜드 출장에 동행하기도 했다. 당시 출장 사진엔 김 씨는 이 대통령과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과 함께 등장한다.
이 대통령은 2018년 경기지사에 당선된 뒤엔 김 씨를 5급 상당의 경기지사 의전비서로 발탁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2022년 20대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했을 때도 수행비서를 했다.
김씨의 과거 이력은 지역 정가에서 지속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민주당 당대표가 되자 당대표실에 국장급으로 채용됐다.
이 사무총장은 "이런 분(김 씨)이 스리슬쩍 고위 공무직으로 발탁되었던 것은 여러 시사점을 준다"며 "대통령의 '친소 관계'라는 이유만으로 고위공직에 오르는 전례를 결코 반복해선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씨의 총리실 비서관)임용은 취소 되었지만 총리의 결단이 아닌 자진철회라는 점은 유감이다. 이런 유사한 형태의 대통령 주변 인사들이 수없이 존재한다"고 비판했다.
이준우 국민의힘 대변인도 "조폭 관련자가 고위공직자가 된 것은 영화 '아수라'에 나와도 이상하지 않았을 장면"이라며 "그런데 조폭영화에 나올 법한 일이 대한민국 정부에서 버젓이 이뤄지고 있다"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