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부처 업무보고 자리에서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비꼬는 듯한 질책을 한 데 이어 "천하의 도둑놈 심보"라는 표현까지 쓰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이 대통령의 관련 의혹 재판을 언급하면서 강도 높게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18일 채널A 유튜브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이 대통령의 관련 발언이) 자기 얘기 아니냐. '이 대통령이 왜 고해성사를 하지?' 싶었다"며 "돈과 명예를 누리고 싶으면 (공직에서) 나가서 벌어라, 여러 가지 얘기 했는데 경기 성남시 대장동 사건이 그런 거"라고 말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채널A 유튜브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이 대통령의 관련 발언에 대해 말하고 있다. 채널A

이어 "'책갈피에 달러'는 아무도 모르는데 자기(경기도지사 시절) 방북 비용을 대기 위해 쌍방울그룹이 외화 밀반출할 때 했던 수법 아니냐"며 "임기 6개월 정도 남은 인국공 사장을 막 공격해서 면박주고 못 버티게 해서 내쫓고 자기 사람 심고 싶은데 준비를 잘 안 해오는 것 같다"고 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부처 업무보고 모두발언에서 공직자의 책임 문제를 지적하며 이학재 사장의 언행을 에둘러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정치에 너무 물이 많이 들었는지, 1분 전 얘기와 1분 뒤 얘기가 달라지거나 업무보고 자리에서 발언을 하고는 뒤에 가서 딴 얘기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이어 "행정은 정치와 다르며, 이 자리는 행정을 하는 곳이다. 국민과 대중을 무서워해야 한다"고 했다.

또 "공항공사 사장이 처음에는 자기들 업무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세관이 하는 일이라고 하더라"며 "그런데 관련 기사 댓글에 보니 관세청과 공항공사가 MOU를 맺었기 때문에 공항공사가 담당하는 게 맞다고 나와 있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업무 담당이 어디인지를) 기사의 댓글을 보고서 알았다. 결국 대중들은 다 알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대통령이 범죄를 가르쳤다고 비난하는 사람도 있던데, 이 문제는 예전에 정부가 보도자료로도 낸 사안이다. 범죄를 쉬쉬하며 기회를 주라는 것이냐"며 "사랑과 전쟁은 바람피우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업무 내용에 대해)모를 수는 있다. 모르면 공부하고 노력해서 보완하면 되는 것"이라면서도 "모르는 것에 대한 책임은 져야 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고 권한의 크기만큼 책임이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자리가 주는 온갖 명예와 혜택을 누리면서도 책임은 다하지 않겠다는 것은 천하의 도둑놈 심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이 말에 한 전 대표는 "어떻게든 공격하려 드니 다 자기 얘기밖에 안 한다"며 "건설적인 논의는 준비가 안 되어 있고 책갈피 이건 우린 모르고 이 대통령만 알지 않겠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