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경남뉴스가 일상에서 무심코, 대충 넘기는 말을 찾아 그 정확한 뜻을 짚어보겠습니다. 뜻을 정확히 알고 하는 언어 생활은 일상을 편하게 하고, 또한 말을 줄여서 쓰면 매우 경제적입니다. 일상에서 말로서 보는 이익과 말로서 잃는 손실은 적지 않습니다. 좋은 제보도 기다립니다. 한글 세대인 젊은층을 위한 코너이기도 합니다. 편집자 주

"그 친군 입바른 소리를 잘해"

자주 쓰는 말입니다.

적지 않은 사람은 '입바른 소리'를 '바른말' 정도로 인식을 합니다.

하지만 '입바른 소리'와 '바른말'은 같이 바르다는 의미를 담고 있지만 강도는 다릅니다.

입바르다는 '입'과 '바르다'가 합해진 것입니다. '바른말을 하는 데 거침이 없다'는 뜻입니다. 즉, '옳다고 생각되는 것을 거침없이 말하는 것'이지요.

용례를 들면 ▲"저 친구은 일은 잘 하는데, 입바른 소리를 잘 해 손해 보지" ▲"저 사람은 입바른 말을 자주해서 직원들 지지를 많이 받아" ▲"때로는 입바른 소리를 하는 용기가 필요해" ▲"친구의 입바른 소리를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는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 친구는 일은 잘 하는데, 입바른 소리를 잘 해 손해 보지"는 자주 듣는데 "저 사람은 입바른 말을 자주 해 직원들 지지를 많이 받지"라는 말은 듣기가 싶지 않습니다.

'입바른 소리'는 어감상 대차게 하는 말로 인식돼 다소 부정적으로 느껴집니다. 바른말을 하는데, 상대방에겐 대드는 것처럼 와닿기 때문이지요. 입바른 소리에 '거침없이'가 담겼기 때문입니다.

남에게 듣기 싫거나 안 좋은 말을 하는데 누가 좋아하겠습니까? '좋은 약은 입에 쓰다'가 무색하지요.

좌중에서 말을 많이 하고 목소리가 큰 사람에게 "넌 말도 많고 목소리가 너무 커"라고 하면 사실에 입각한 분명 입바른 소리인데, 듣는 사람 입장에선 꽤 불쾌해집니다.

입바른 소리가 '바른말을 거침없이 하는 것'인데 이처럼 부정적 요소를 담고 있습니다.

자고이래로 대쪽같은 직언(直言)은 '위험적 요소'가 따릅니다. 대쪽 같이 올곧은 말을 거리낌없이 해 적을 만들어 손해를 보는 것이지요. 입바른 소리만 하다가 소외되거나 찍힌다는 말입니다.

실제 상사나 동료 앞에서 "공은 공, 사는 사"라고 기탄없이 말하면 앞뒤가 콱 막힌 사람으로 인식될 수 있겠지요.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못 사는 이치와 같은 건가요? 역사를 봐도 왕에서 직언을 하다가 파천 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다시 말해 '입바른 소리'는 긍정의 의미와 메시지를 담고 있지만 자주 하면 적이 많이 생긴다는 참으로 역설적이고도 이율배반적인 단어입니다.

한편으론 "저 사람은 입바른 말을 자주해서 직원들 지지를 많이 받아"라는 투의 말을 자주 써 '입바른 소리'가 긍정의 힘을 갖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입바르다'와 '입빠르다'도 구분해 봅니다.

'입바르다'가 경음으로 소리 나 '입빠르다'로 알고 잘못 표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입빠르다는 '남에게서 들은 말이나 자신의 생각을 참을성 없이 지껄이는 버릇이 있다'는 뜻입니다.

용례로는 ▲"그 사람은 입이 가벼워 남의 약점을 함부로 말하는 경솔한 사람이야" ▲"그 여자는 입빠른 소리를 자주 해서 인기가 없다" ▲"그는 생각 없이 입빠른 소리만 하는 통에 믿음이 안 가" 등이 있습니다.

따라서 입바른 사람은 '옳은 말, 즉 직언을 잘하는 사람'이고 입빠른 사람은 '경솔하게 입이 가벼운 사람'으로 여기면 헷갈리지 않습니다.

더불어 '입바른 소리'와 '입에 발린 소리'도 혼동을 많이 합니다.

'입에 발린 소리'는 '마음에도 없이 겉치레로 하는 말'을 이릅니다.

"그 사람은 입에 발린 소리를 너무 잘해. 믿으면 안 돼" 등으로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