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30일 국회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민청문회'를 열었다. 청문회장에는 배추 18포기를 쌓아두었다.
이들 배추는 김 후보자가 과거 민주당 지역위원장 출신 강 모(68) 씨로부터 미국 유학 시절 매달 450만 원가량을 받았다는 의혹에 '배추농사 투자 배당금'이라고 주장한 점을 쟁점화하기 위해서다.
이 자리에는 배추 농사를 짓는 농업인, 탈북민, 회계사 등 민간 위원들도 참석했다.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의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국민청문회 모습. 앞에는 배추 18포기가 놓여 있다. 국민의힘TV
국민의힘은 이 자리에서 "도덕성과 윤리 기준이 무너진 공직 사회는 결국 국민 삶을 위태롭게 한다”며 김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대미문의 국민 우롱 사태를 이번 김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남겼다"며 "배추농사, 반도자(叛逃者), 증여세 등 각종 의혹만 눈덩이처럼 불어났다”고 했다.
반도자는 '배반하고 도망친 자'라는 뜻으로 북한식 배반자, 변절자의 중국식 용어라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는 배추 농사를 짓는 김대희 씨는 '김 후보자가 2억 원을 투자해 약 3년에 걸쳐 매달 450만 원을 받고 투자금도 돌려받았다고 하는데 가능한 일인가'라는 질문에 "저도 농사를 짓고 있지만 그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농민들 마음으로는 김 후보자의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라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 씨는 "(배추 농사는) 돈이 들어오는 날이 수확하는 날 하루 아니면 이틀"이라며 "또 배추는 평당 (예상 수익금)이 보장 안 된다. 계약 재배(밭떼기)가 아닌 배추 투자로 다달이 돈을 받았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탈북민 김금혁 씨는 김 후보자가 과거 중국 칭화대 석사 논문에서 북한 이탈 주민을 '반도자'로 표현한 것을 두고 "북한을 배반하고 도망한 사람이라는 뜻 외에 다른 뜻은 없다. 탈북민을 배신자라고 부르는 곳은 북한 정권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논란이 되니 그런 뜻이 아니라며 중국에서 사용한 단어라고 우겼다"”며 "칭화대 석사를 하면서 정작 천자문에는 약한 것 같다"고 비꼬았다.
김경율 회계사는 8억 원에 달하는 김 후보자의 재산 형성 의혹과 관련, "김 후보자가 찾아낸 해명은 출판기념회, 빙부 조의금, 전처 교육비 보조, 배추농사 투자금 등인데 공직자윤리법에서 살짝 엇나갈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김 후보자 청문회 특징 중의 하나는 계좌 정보와 증인이 없다는 것이다. 김민석을 '제2의 조국'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조국 전 장관이 상당히 억울해할 것 같다"고 비꼬았다.
김 후보자는 최근 5년간 의원 세비 수입 5억여 원보다 8억 원이 많은 13억 원에 대해 ▲장인상 조의금 1억 6000만 원 ▲출판기념회(2회) 2억 5000만 원 ▲처가의 지원 2억 원 ▲전처의 아들 유학비 지원 2억 원 등이라고 해명했다.
민주당 지역위원장 출신인 강 씨가 김 후보자에게 미국 유학비를 지원한 것과 관련해선 "강 씨가 배추 관련 농사에 투자하면 수익이 생겨 미국 학비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해 전세금을 빼서 줬는데 사업이 잘 안 돼 매월 송금을 받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