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가 2023년 5곳, 2024년 4곳의 업체에서 해마다 7000만~80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각지에서 근로소득 형태로 급여를 받은 것으로, 근무룰 하지 않고 허위로 급여만 받은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TV조선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의원(진주시을)에 따르면, 권 후보자는 2023년 3월부터 특임교수로 있던 경기 의정부 신한대에서 2400만 원을 받았다.

또 부산에 있는 A물류회사(1~12월 근무)와 서울 강남구 소재 B 산업용자재 기업(7~12월 근무)에서 각각 1800만 원을 수령했다.

권 후보자는 특히 자신의 아내가 운영하는 서울 종로구 소재 삼계탕 전문점에서도 2023년 7~12월 근무해 급여로 1330만 원을 받았다.

같은 해 종로구에 있는 인쇄물 관련 D업체(1~8월 근무)에서는 1050만 원을 받았다.

이를 합하면 2023년 한해에만 서울·경기·부산에 위치한 직장 5곳에서 총 8380만 원의 소득을 올렸다.

권 후보자는 지난해에도 신한대(1~12월)에서 2880만 원, B 기업(1~6월) 1800만원, 삼계탕 전문점(1~12월)에서 2460만 원, A 물류회사(1월)에서 150만 원 등 총 7290만 원의 급여를 받았다.

권 후보자가 이들 지역을 돌면서 근무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실제 근무하지 않고 급여만 수령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특히 권 후보자가 최근 몇 년간 자신의 배우자가 운영하는 삼계탕 전문점에서 손님을 맞는 모습이 목격됐었고, 권 후보 자신도 "○○삼계탕(C음식점 업체명) 영업실장"으로 주변에 소개했다.

강 의원은 "자칭 삼계탕 영업실장이라며 그곳에서 서빙까지 했다는 분이 같은 기간에 전국 다섯 군데에서 급여를 받을 수 있나"라며 "홍길동의 분신술이 아니고서야 설명이 안 되고 스폰서(후원자) 개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삼계탕 전문점에서 일한 것으로 기재된 날짜와 권 후보자의 실제 동선도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강 의원에 따르면 권 후보자는 2023년 9월 삼계탕집에서 29일간 근무해 급여 220만 원을 받았다.

하지만 그의 SNS에는 같은 달 9일, 16일, 28~30일 지방 출장과 여행을 다녀온 게시물이 남아있다.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 2023년, 2024년 근로소득 내역

강민국 의원은 “소설에 나오는 홍길동 분신술도 아니고 같은 기간에 전국 각지 4~5곳 업체에서 급여를 받는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고, 국민들이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강 의원은 “기업 고문 계약을 한 것도 아닌 상황에서 이러한 소득을 올렸다면 허위 등록을 통한 스폰서(후원자) 개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장관 후보자로서 자격 미달”이라고 밝혔다.

강 의원은 "근무했다고 기재된 날에 여행을 간 정황이 확인된 이상, 단순한 회계 착오가 아니라 배임·횡령 등 형사적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권 후보자 측은 "인사청문회에서 관련 의혹을 모두 소명할 계획"이라고만 했다.

한편 권 후보자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2021년 대법원에서 징역형인 집행유예 판결이 확정돼 2억 7462만 원의 선거 비용을 반환해야 했지만 현재까지 한푼도 납부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권 후보자는 "재심을 받아본 뒤 판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