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의령군이 의령의 대표 항일애국지사인 백산(白山) 안희제 선생의 삶과 업적을 기리고 독립운동가로서의 발자취를 되새기는 '백산 나라사랑 너른마당'을 부림면 입산리 일원에 조성해 지난 21일 개관했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인 백산 선생(1885~1943년)은 1942년 LG그룹 구인회 창업주로부터 당시 돈으로 1만 원이란 거액의 독립운동 자금을 받아 중국 임시정부에 전달하는 등 평생을 나라의 독립을 위해 바쳤다. 구 창업주는 의령 인근 진주시 지수면 승산리에서 태어나 진주 중앙시장에서 포목점(옷가지 파는 상점)으로 큰돈을 벌었다.
'백산 정신'의 총체가 될 '백산 나라사랑 너른마당'은 총면적 932.2㎡ 규모로 전시·체험·숙박 시설이 들어섰다. 국비, 도비 등 사업비 50억 원이 들어갔다.
이들 시설에는 백산 선생의 생애와 항일 독립운동을 중심으로 위인들의 발자취를 다룬 시청각 자료와 기록물이 전시됐고, 나라 사랑과 독립 정신을 일깨우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세미나실도 마련됐다.
방문객들이 머무를 수 있는 숙박시설인 게스트 룸도 함께 조성됐다.
개관식에는 오태완 군수를 비롯해 박상웅 국회의원, 김규찬 군의회 의장 등 지역 주민 500여 명이 참석했다. 축하 공연, 감사패 전달, 백산 영화 관람 등이 진행됐다.
너른마당에는 백산 선생의 동상을 세워 방문객들이 선생의 모습을 보며 기상을 본받고 발자취를 되새길 수 있도록 했다.
동상은 독립 자금을 든 가방을 들고 민첩히 움직이는 모습을 구현했다. 보통 동상은 기단을 높여 장엄함을 강조하지만 백산 선생의 동상은 기단을 최대한 낮춰 가까이서 볼 수 있게 했다.
오태완 의령군수는 "백산 선생은 학창 시절 한국사 시간에 한 번쯤 흘려듣고 잊어버릴 인물이 아니다. 30여 년간 국내외에서 교육, 기업, 언론, 종교 등 다방면에 걸쳐 항일 독립운동을 한 분은 드물다"며 "백산 나라사랑 너른마당은 나라 사랑의 정신을 되새기며, 미래 세대에게는 그 용기와 숭고한 뜻을 계승하는 전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순흥 안씨 대종회 관계자들도 개관식에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백산 선생의 종손 안경하 씨는 "할아버지는 '고향 야산에 과실나무를 심거라'라는 유언을 남길 정도로 평생 의령을 그리워하셨다"며 "군에서 애써주신 덕분에 할아버지의 바람이 실현된 것 같아서 기쁘다"고 말했다.
■추가 사진
오태완 군수(맨 왼쪽)와 박상웅 국회의원이 백산 선생 일대기를 새긴 공간 앞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백산 나라사랑 너른마당' 내부 공간 모습. 많은 방문객들이 들러 백산 선생의 발자취를 되새겨보고 있다. 이상 의령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