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수산자원연구소는 30일 아열대 신(新)품종 '벤자리'의 월동시험 및 조기 수정란 분양, 대량 종자 생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남해안 주요 양식품종인 조피볼락, 말쥐치, 볼락 등은 고수온에 취약해 매년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고수온 특보가 62일간 이어졌으며 피해액은 660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벤자리 치어

연구소는 지난해부터 고수온 환경에 적용 가능한 아열대 어종을 대상으로 신품종 개발연구를 했다.

월동 시작 직전 벤자리 치어(2024년산)

중점을 둔 품종은 '경남 어류양식협회'가 기술 개발을 요청한 '벤자리'로 양식 연구에 착수한 지난해 인공종자 생산에 성공했다. 올해 4월 말까지 도내 통영·거제 해역에서 월동 시험 연구를 한 결과 우수한 생존율을 보였다.

벤자리(Parapristipoma trilineatum)는 농어목 하스돔과에 속하는 난류성어류로 ‘아롱이’라고 불리는 어릴 때 3줄의 뚜렷한 황갈색 세로띠는 성장함에 따라 희미해지거나 소실된다. 여름철 남해안에도 출현하며 제주, 동중국해에 서식하고 일본에서는 가두리 양식이 이루어지고 있다.

벤자리 월동 시험 최종조사. 이상 경남도

벤자리 월동 시험은 올해 초 유례없는 저수온에서도 높은 생존율을 기록하는 등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연구는 국립수산과학원(아열대수산연구소, 남동해수산연구소)와 공동으로 진행됐다.

통영과 거제 가두리 양식장 각 1곳을 선정해 현장 규모로 추진됐다. 어업인과 소통으로 문제 해결에 나선 것이 성공의 중요한 기반이 됐으며, 연구성과가 직접적으로 양식 현장에 적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소는 벤자리 조기 산란 유도를 위해 올해 초부터 수온과 광주기를 조절해 산란 시기를 기존 6월에서 2월로 앞당겨 수정란 생산에 성공했다. 이 수정란을 활용해 생산된 종자는 올해 12월까지 90g 이상(기존 30g 대비)의 크기로 성장해 월동 과정에서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 종자 생산부터 출하까지의 양식 기간을 단축함으로써 생산성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3월 생산된 조기 수정란 600만 알을 어업인에게 분양하고, 자체 생산한 종자 6만 마리도 5월 초 어업인 분양을 계획 중이다. 양식 산업화를 앞당기는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아열대품종 개발에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했다.

현재 연구소에서는 다양한 고수온 대응 품종을 개발하고 있다. 산업화에 성공한 능성어는 많은 어업인들의 요구에 따라 수정란 공급량을 증가시키는 중이다. 그 외에도 바리류(대왕바리 등), 잿방어, 흑점줄 전갱이 등 아열대 어종은 지난해 어미군을 확보하는 등 연구개발 체계 구축을 완료했다.

앞으로는 개발된 사육기술과 종자를 순차적으로 어업인에게 보급해 남해안 양식장에 적용하기로 했다.

더불어 국외 고수온 품종인 점성어(홍민어)와 돌비늘 백합에 대한 연구도 하고 있다. 선어회로 인기가 높은 점성어는 4월 이식 승인을 완료한 상태로 6~7월 어미를 중국으로부터 이식해 9월부터 수정란 생산을 하기로 했다.

돌비늘 백합도 모패 확보를 올해 4월 완료해 기초연구 중이며 산란유도 등 시험연구를 진행한다.

연구되는 아열대 품종들은 향후 조피볼락 등 기존 고수온기 취약 어종을 점차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연구소는 참굴 등 남해안 주요 양식품종을 대상으로 고수온 내성 품종 개발을 국립수산과학원(육종연구센터) 및 수협과 공동으로 연구하고 있다.

연구소에서 아열대 품종의 연구를 총괄 주도하는 박대원 기술담당관은 “연안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산업화가 가능한 다양한 아열대 품종을 선정해 연구 중”이라며 “방어류나 바리류 등 현재 연구중인 품종이 어업인의 소득 창출에 기여가 되도록 연구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