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경남뉴스는 일상에서 소소해 지나치는 궁금한 것들을 찾아 이를 흥미롭게 설명하는 코너를 마련합니다. 유레카(eureka)는 '알았다!'라는 뜻입니다. 편집자 주
감사원이 '새출발기금' 부실 운영 감사 결과를 15일 내놓았습니다.
내용을 전한 매체의 기사에서 자영업자가 '재산을 숨겨놓고 탕감을 받은 도덕적 해이 사례도 확인됐다'는 문장을 보고 '자산'을 '재산'으로 잘못 쓴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음에 '가상자산(코인)을 숨겨놓고 채무 원금을 탕감 받았다'는 내용이 있어 '코인은 자산'이란 선입견을 가졌기 때문이었습니다.
두 단어의 개념을 찾아 비교해 보니 틀린 게 아니었습니다. 왜 그런지를 간단히 알아봅니다.
자산(資産·Asset)은 개인이나 법인이 소유하는 경제 가치가 있는 유·무형의 재산, 즉 재화(財貨·재물)입니다.
유형인 현금, 주식, 채권, 부동산, 기계 등과 무형인 특허권, 저작권, 브랜드 가치 등을 이릅니다.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자원이지요.
손익을 계산을 하는 회계학적 개념입니다.
따라서 돈을 벌어주는 능력(수익성)과 권리(효익)가 중요합니다.
회계학에서는 유동자산과 고정자산으로 구별됩니다.
회계학에서의 자산 계산법은 '자산=부채+(자본+수익-비용)'입니다. 수익에 대한 것으로, 비용으로 소비되고 수익에 의해 회수됩니다.
소비돼 이용이 불가능한 것이나 현재는 비용이지만 이후 수익으로 전환될 수 있는 것도 자산의 가치로 인정됩니다.
재산(財産·Property)도 개인이나 법인이 소유한 유형의 물건이나 무형의 권리를 모두 포함합니다. 자산보다 넓고 포괄적인 개념입니다.
재산의 범주엔 돈과 집, 토지, 자동차, 가구, 보석은 물론 개인의 지적 능력, 의사소통 능력인 인간 관계도 포함됩니다.
자산과 달리 반드시 돈이 되지 않아도 됩니다. 돈으로의 가치와 무관하게 물건마다 가진 본연의 가치를 지닙니다.
법률 용어로는 '동산, 부동산 외에 금전적 가치를 지니는 권리와 의무의 총체'를 말합니다.
'적극적 재산'인 자산 말고도 '소극적 재산'인 부채를 포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산과 재산을 구분하면, 자산은 재산 중에 '돈을 벌어다 주거나 가치가 상승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개념이고, 재산은 소유물 전체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자산은 재산의 일부분이며 '돈이 되는' 재산에 집중됩니다. 코인처럼 돈을 버는 수단이 되는 것이지요.
조금 어렵게 접근하면 재산은 법률적·일반적 관점으로 보고, 자산은 경제적·회계적 관점으로 봅니다.
다만 가구가 오래돼 헐어져 돈이 되기 어렵다면 소비재 재산이지만, 돈이 되는 자산으로 분류하지 않습니다.
또 좋은 인간 관계는 돈을 벌어주지 않아도 소중한 재산이지만, 회계 장부상 자산으로 기록되지는 않습니다.
결론적으로 모든 자산은 재산에 속하지만, 모든 재산이 자산이 되지는 않습니다.
이 글의 서두에 언급했던 '재산을 숨겨놓고 탕감을 받은 도덕적 해이 사례도 확인됐다'에서의 재산은 돈으로 환산된 유형의 자산 개념입니다.
예를 하나 들고서 이 글을 마칩니다.
간혹 동네 어른들이 "너가 그동안 열심히 해 놓은 공부는 너의 나중 자산이다"라고 하는데, 이 말은 지금은 돈으로서의 가치가 없는 상태이지만 이 공부로 성공하면 돈을 버는 등 재산과 명예를 갖는다는 의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