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사천시의회가 더불어민주당 정동영 국회의원이 대표발의한 '우주기본법'의 철회를 촉구했다.
정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가 우주정책 컨트롤 타워인 우주항공청의 핵심 기능을 별도 기관으로 분리하려는 법안을 국회에 발의했다.
사천시의회 김규헌 의장과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 6명은 21일 사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의된 우주기본법이 우주항공청과의 기능 중복을 낳아 행정 비효율과 정책 추진력 약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경남 사천시의회 김규헌 의장 등 국민의힘 6명 의원이 21일 사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더불어민주당 정동영 국회의원이 발의한 '우주기본법안'에 대해 우려와 함께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사천시의회
시의회는 "사천 우주항공청은 대한민국 우주항공산업의 중추적 거점"이라며 "별도의 우주개발총괄기구 신설은 산업계 혼선과 지역경제 위축, 국가 우주정책 체계의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은 "우주기본법 자체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법안 제9조에 명시된 '우주개발총괄기구' 신설은 우주항공청과 역할이 중복돼 행정 역량 분산과 예산·인력 운용의 비효율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우주기본법안 제9조는 우주항공청 산하에 '우주개발총괄기구'라는 재단법인을 신설하도록 규정했다.
이 기구는 우주 정책 수립·시행 지원, 연구개발 사업 수행, 과학기술 인프라 구축·운영, 우주항공분야 사업화 촉진, 산학연 연계, 국제교류 등을 담당한다. 현재 우주항공청의 핵심 업무와 중복된다.
이 법안은 "주된 사무소의 소재지에서 설립등기를 함으로써 성립한다"고만 규정돼 있어 사천 외 지역에 설립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사천시의회 무소속 김규헌 의장을 비롯해 국민의힘 김민규, 강명수, 전재석, 진배근, 임봉남, 구정화 의원이 참석했다.
■다음은 사천시의회 기자회견 전문이다.
안녕하십니까, 사천시의회 의장 김규헌입니다.
저희는 오늘, 지난 6월 30일 발의된 우주기본법과 관련하여, 깊은 우려를 전하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우주항공청은 대한민국 우주항공산업의 중심지 경상남도 사천시에 위치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방시대 실현의 의미있는 거점이 되고 있습니다.
사천시는 대한민국이 우주항공 강국으로 도약하는데 힘을 보태기 위해 우주항공청을 중심으로,
정주환경, 교육, 문화, 산업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우주항공복합도시 조성을 추진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번에 발의된 우주기본법은, 뉴스페이스 시대를 맞아 국가 차원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우주정책 추진의 필요성에 따라 마련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가 우주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우주기본법 발의를 존중하며, 국가 정책 방향 설정의 근간이 될 기본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데 공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법안 제9조에 명시된 우주개발총괄기구 신설에 대한 여러 우려가 있는것도 사실입니다.
□ 우주항공청과의 역할 및 기능 중복
우주개발 총괄기구는 우주개발을 위한 정책의 수립·시행 지원, 우주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사업의 수행, 인프라 구축 및 운영, 우주항공분야 사업화 촉진, 산학연 연계·협력, 국제교류 등, 광범위한 업무를 맡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는, 이미 우주항공청이 수행하는 역할과 상당 부분이 중복되는 내용으로, 행정역량의 분산과 예산 및 인력 운용의 비효율을 초래하여 정책 추진의 동력을 잃을 수 있습니다.
우주항공청은 우주항공분야 권한과 책임의 분산에 따른 문제점을 해소하고자 2024년 출범하였습니다.
모든 산·학·연 관계자의 오랜 염원이었던, 우주항공분야 총괄기구를 목표로 출범한 우주항공청이
불과, 출범 1년만에 또 다른 ‘총괄기구’의 등장으로 행정의 혼선을 빚고, 정책 추진의 동력을 잃게 된다면, 대한민국 우주항공의 미래는 어두울 것입니다.
□ 우주항공청의 역할 및 기능 강화 필요
이제 출범 1년을 맞은 우주항공청은, 그 역할과 기능을 강화하고, 내실을 다져야하는 중요한 시기에 놓여 있습니다.
지금은 우주항공청의 기능과 역할의 강화를 통해, 우주항공청을 중심으로 국가 역량을 결집해 나가야 합니다.
핵심사업의 기능이 우주항공청과 우주개발총괄기구로 분산될 경우, 정책 시행의 일관성, 신속성 저하가 불가피합니다.
해외의 경우, 미국 NASA,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 등도 일원화 조직체계 아래에서 전략-실행의 선순환 구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우리의 우주정책 역시 중복·이원화를 지양하고, 우주항공청 중심의 일원적 운영체계를 확립해야 하며, 아울러, 산·학·연 및 군과 유기적으로 교류하며, 국제적 협력도 강화해 나가야 합니다.
나아가, 우주항공분야에 과감한 예산투자와 민간기업의 역량강화를 통해, 세계적인 우주시대 흐름을 선도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스페이스X 역시 처음에는 작은 기업이었으나, 과감한 도전과 수많은 실패 끝에, 오늘날 우주의 미래를 이끄는 큰 기업으로 성장하였습니다. 수많은 실패는 곧, 과감한 도전이었습니다.
우리나라도 우주를 향한 과감한 도전을 시작해야 합니다. 그리고, 과감한 도전의 선봉장이 될, 우주항공청의 기능과 역할 강화를 촉구합니다.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