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시가 과거 돗대산 참사를 연상시키는 최근 대만 여객기 돗대산 초근접 비행과 관련, 시민 안전을 위한 정부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홍태용 김해시장은 15일 오전 11시 김해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해공항 항공기 이·착륙 시 선회 접근의 구조적 위험성이 큰 만큼 정부와 관계 기관은 김해시민들이 불안에 떨지 않도록 항공기 안전 비행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 달라"고 촉구했다.

대만발 중화항공 여객기가 지난 6월 25일 김해공항 착륙 과정에서 정상 선회 경로인 남해고속도로 남측을 벗어나 돗대산 인근을 비행한 도면. 여객기는 돗대산에서 불과 700m 오른쪽으로 비행하며 착륙했다.

왼쪽 도면은 지난 6월 25일 대만발 중화항공 여객기가 김해공항 착륙 과정에서 정상 경로(노란색 선)를 이탈해 실제 비행한 경로(분홍색 선). 오른쪽 도면은 여객기가 돗대산에서 불과 700m 오른쪽으로 비행하는 모습

앞서 대만발 중화항공 여객기가 지난 6월 25일 김해공항 착륙 과정에서 정상적인 선회 경로인 남해고속도로 남측 비행을 벗어나 돗대산 인근을 아찔하게 비행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승객 150여 명을 태운 여객기는 돗대산 봉우리와 700m 거리까지 접근하는 비행으로 2차례 착륙 시도 끝에 간신히 착륙했다.

지난 6월 2일 대만발 중화항공 여객기 비행경로와 지난 2002년 4월 15일 중화항공 여객기가 돗대산에 부딪친 참사 때의 비행 경로(빨간색 선)

도면은 지난 6월 25일 대만발 중화항공 여객기가 김해공항 착륙 과정에서 정상 경로(노란색 선)를 이탈해 실제 비행한 경로(분홍색 선)

대만 여객기가 근접 비행한 지점은 2002년 중국 민항기가 돗대산 정상에 충돌하며 129명의 목숨을 앗아간 곳과 불과 1km 떨어진 지점으로 당시와 매우 유사한 상황이어서 자칫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홍 시장은 “돗대산 참사로부터 23년이 지났지만 선회 접근의 근본적인 위험성은 해소되지 않았다”며 “돗대산으로 인한 선회 접근은 활주로와 주변 지형을 시각적으로 직접 확인해 착륙해야 하는 시계비행으로 선회 반경과 경로가 조금만 벗어나도 돗대산 충돌 또는 김해시 공동주택 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간 우리 시는 소음 피해와 항공 재난 예방을 위해 수차례 활주로 연장과 항로 변경 등을 건의했으나 공군에서는 개선 효과 미비와 군사작전구역 항로별 운항 고도 제한으로 어렵다고 한다”며 “이래서 안되고 저래서 안된다고 하면 우리 시민들은 계속 항공기 추락 사고의 위험을 안고 살아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홍태용 김해시장은 “최근 대통령도 ‘국가 존재의 가장 큰 이유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로 지금부터는 국민들이 국가나 공무원들의 무관심, 부주의로 목숨을 잃거나 집단 참사를 겪는 일이 절대 생기지 않도록 했으면 한다’고 당부한 만큼 정부와 관계기관들이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56만 시민과 함께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추가 사진

홍태용 김해시장이 15일 최근 대만 여객기 돗대산 초근접 비행과 관련, 도면을 보고 설명을 하고 있다.

김해시 불암동 분도마을 한 주민의 설명을 김해시 직원들이 듣고 있다. 이상 김해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