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주인 찾아주세요”
하굣길에서 주운 단돈 1000원짜리 지폐를 들고 주인을 찾아달라며 경찰서를 찾은 초등생의 순수하고 정직한 행동에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14일 경남 의령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쯤 의령경찰서 청사에 두 명의 초등학생이 문을 열고 들어섰다. 의령초등학교 3학년 왕송(9)·장해민(9) 학생은 학교 정문에서 천 원짜리 돈을 주웠다며 주인에게 되돌려주려고 찾았다고 말했다. 지폐를 내민 두 아이의 얼굴은 사뭇 진지했다.
의령초등학교 3학년 왕송(9·왼쪽)·장해민(9) 학생이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경찰관에게 주운 천 원짜리 지폐를 내놓고 있다.
의령초등학교 3학년 왕송(9)·장해민(9) 학생이 천 원권 지폐를 주운 경위를 말하자 곽재민 경장이 습득물로 지정하기 위해 내용을 적고 있다. 이상 의령군
돈을 주웠다는 아이들의 말에 경찰관은 순간 큰 돈인 줄 알았다. 곧 이어 아이들이 고사리손으로 내민 것은 단돈 1000원짜리 지폐 한 장뿐이었다.
아이들을 맞은 범죄예방계 곽재민 경장은 아이들에게 이름과 돈을 주운 경위를 물었다. 이른바 취조다.
비록 큰 돈을 써본 적이 없는 아이들이지만 천 원짜리 지폐 한장을 들고 "주인을 찾아주라"며 경찰서에 들르는 것은 흔치 않아 자초지종을 꼼꼼하게 물었다.
왕송 어린이는 "학원 가는 중에 길에 떨어져 있는 돈을 주었다"고 말했고, 장해민 어린이는 "책에서 주운 돈은 경찰서에 가져다주는 거로 배워서 친구랑 무작정 찾아왔다"고 했다.
곽 경장은 천 원짜리 지폐를 습득물로 처리하고 아이들을 보냈다.
곽 경장은 '할 일을 했다'는 듯 경찰서를 나서는 동심의 아이들 뒷모습을 한동안 바라보았다.
그는 "흔치 않은 일이다. 뭐라고 말 못할 정도로 대견스럽고, 내 영혼이 한결 깨끗해진 것 같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천 원짜리 지폐를 내민 두 고사리손의 행동이 양심이 도둑 맞고, 사이비가 판 치는 '탐욕의 시대'에 경고등처럼 다가서며 의령 고을에서 작은 파장을 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