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의령 소재 기업으로서는 처음으로 출산축하금을 지급하는 회사가 있어 화제다.

의령군에 따르면 청호환경산업이 지난달 12일 셋째를 출산한 손병민(37) 씨에게 500만 원의 출산축하금을 지급했다.

지난달 12일 손병민(오른쪽 세번째) 씨가 회사로부터 500만 원의 출산 축하금을 받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부터 직원 및 배우자가 첫째 자녀를 출산하면 100만 원, 둘째 300만 원, 셋째 이상은 500만 원의 축하금을 지원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출산 시 축하금 명목으로 소정의 격려금을 제공하는 기업은 있지만, 일정 금액의 출산축하금을 정례적으로 지급하는 사례는 군 최초다.

손 씨는 "살면서 받은 보너스 중에 최고 기분 좋은 보너스"라며 "아내가 회사의 파격적인 제도에 놀라는 눈치다. 덩달아 나의 주가도 상승하는 것 같다. 셋째 낳기 정말 잘했다"고 했다.

회사에서 마련한 출산 축하 이벤트 배너. 이상 의령군

청호환경산업은 60여 명의 직원 중 절반 이상인 20~40대 젊은 직원들로 일과 가정이 하나되는 환경 조성을 위해 출산·육아 지원 제도를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대부분의 중소기업에서는 재정 형편이 여의치 않아 출산장려금 등 저출생 지원금 지급은 엄두도 못 내는 현실 속에서 출산축하금을 전면 도입했다. 직원 출산휴가도 남녀 구분 없이 법적 테두리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의무화 했다. 또 요가 수업, 생일 상품권 지급 등 직원 복지 혜택을 늘렸다.

이동기 청호환경산업 품질실장은 "자녀 셋 키우면서 부모 능력만으로 육아한다는 것이 힘에 부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국가나 지자체 역할도 중요하지만 생업을 이어가는 직장에서 도움을 받고, 배려가 일상인 환경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사람이 있어야 기업이 존재하는 법이다. 기업이 성장하는 만큼 더 큰 금액을 저출산과 지역 소멸 문제 해결을 위해 쓰겠다"고 밝혔다.

의령군은 저출산 문제에 공공 부문의 주도가 아닌 민간 영역이 참여한 첫 시도로 크게 반기며 장기적으로 출산·양육 친화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오태완 의령군수는 "공공에서 실효성 있는 정책을 통해 성과를 내고, 기업 등 민간에서는 아이를 낳아 키우는 문화가 정착되도록 함께 손잡고 밀고 당기면서 아동친화도시 의령군을 만들어 보겠다"고 밝혔다.

한편 의령군은 8세부터 18세까지 두 자녀 이상을 양육하는 가구에 일종의 부모수당인 ‘다자녀가정 튼튼수당’을 매월 한 사람당 10만 원을 제공한다. 두 자녀 이상 자녀에게 다자녀 혜택 지원금을 제공하는 것은 의령군이 전국에서 처음 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