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치러진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이른바 '킬러 문항'은 없었지만 어렵게 출제돼 지난해보다 점수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부산시교육청이 1만여 명의 부산 지역 학생을 대상으로 가채점 한 결과로, 사설 입시업체와 달리 각 학교에서 직접 취합해 신뢰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부산시교육청 학력개발원 진로진학지원센터는 19일 부산의 100개교 1만 4094명의 가채점을 바탕으로 국어·수학·사회탐구 2과목 응시자의 누적비 기준 원점수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최상위권은 지난해보다 4~5점, 상위권은 1~3점 낮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영역별 난이도 차이는 뚜렷했다.
국어 영역은 지난해에 비해 다소 어려웠고, 수학 영역은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것으로 예상됐다.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은 지난해보다 어렵게 출제돼 90점 이상 1등급 비율이 2.98%로 큰 폭으로 줄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에는 6.94%였다.
탐구 영역에서는 각 과목을 적절한 난도로 출제해 이른바 '사탐런'(이과생들이 과학탐구 대신 사회탐구에 응시) 현상에 따른 유불리는 최소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사회탐구 영역에서 세계사, 세계지리, 한국지리는 지난해보다 약간 어렵게 출제됐고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은 지난해보다 다소 쉽게 출제됐다.
과학탐구 영역은 물리학Ⅰ, 생명과학Ⅰ이 약간 어려웠던 것으로 파악됐다.
2026학년도와 2025학년도 수능의 원점수(300점)를 기준으로 국어·수학·사탐(2) 응시자를 비교하면, 올해 최상위권은 지난해보다 4∼5점 정도, 상위권은 1∼3점 정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중위권은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국어·수학(미적분, 기하)·과탐(2)·사과탐 응시자는 최상위권, 상위권, 중위권 모두 5∼10점 정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가채점 분석 결과를 각 대학에 적용하면, 인문계에서 서울대 지원 가능 점수는 282∼274점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5점 정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고려대와 연세대도 4∼5점 정도 낮아질 전망이다.
부산대의 지원 가능 점수는 지난해와 비교해 인문계 상위권 모집 단위의 경우 10점 정도, 하위권 모집 단위의 지원 가능 점수는 6∼10점 정도 하락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어 국립부경대는 1∼6점 정도, 동아대는 3점 정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자연계에서의 서울대 지원 가능 점수는 283∼267점으로 지난해보다 5∼7점 정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연세대는 9∼10점, 고려대는 9점 정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부산대 지원 가능 점수는 상위권 모집 단위에서 10∼12점 정도, 하위권 모집 단위의 지원 가능 점수는 6∼10점 정도 하락할 것으로 분석됐다.
국립부경대는 3∼12점 정도, 동아대는 3점 정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학과별 지원선은 ‘가’군 기준으로 부산대 경영학과 239점, 공공정책학부 237점, 영어교육과 235점, 사회복지학과 229점으로 예측됐다.
‘나’군은 경제학부 237점, 정치외교학과 232점, 사회학과 231점, 국어국문학과 228점, 아동가족학과 226점으로 전망됐다.
자연계의 하락 폭도 클 것으로 예상됐다.
부산대 상위권 학과는 전년 대비 10~12점, 하위권은 6~10점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국립부경대는 3~12점, 동아대는 약 3점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가’군에서는 부산대 화공생명공학전공이 241점, 컴퓨터공학전공 238점, 수학교육과 237점, 산업공학과 226점, 미생물학과가 222점으로 예상됐다.
’나’군에서는 전자공학전공 238점, 기계공학부 234점, 항공우주공학과 230점, 의생명융합공학부 228점, 지질환경과학과 222점으로 보았다.
의약학 계열 예상 지원선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부산대 약학은 9~10점, 부산대 한의학은 11점, 인제대·경성대 약학은 9점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의약학 계열의 예상 점수는 부산대 의예과 283점(지역인재 279점), 인제대 281점(277점), 동아대 279점(276점), 고신대 277점(272점)이었다.
또 부산대 치의예과는 272점(270점), 부산대 한의학 269점, 동의대 한의예 인문 281점·자연 268점, 부산대 약학 268점(266점), 인제대 약학 266점(264점), 경성대 약학 265점으로 제시됐다.
진로진학지원센터 관계자는 “정시에서는 대학별 반영 방식이 달라 대학들의 반영 요소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부산 지역의 2026학년도 수능 원서 접수자는 2만 8883명으로 지난해보다 1527명(5.6%) 증가했다.
한국사 기준 수능 결시율이 7.95%로 실제 수능 응시자는 2만 6587명이다. 한국사는 꼭 응시해야 종합점수를 받을 수 있다.
부산에서 탐구 2과목 응시자 중 사회탐구를 1과목 이상 택한 학생은 9227명으로 전체의 68.2%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