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사천에 있는 중소 업체가 서울 시민들이 한강을 이용, 출퇴근 하는 수상 버스인 '한강버스(리버버스)'를 만들어 진수식을 가졌다. 이날 사천에서 공개된 2척은 사천 앞바다에서 시운전을 거쳐 다음 달 한강으로 인도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3월 영국 런던 템스강을 오가는 '리버버스'에 탑승한 뒤 한강에도 수상버스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이후 약 1년 8개월 만에 선박 8척 중 2척의 건조가 완료됐다.

사천시 등에 따르면 사천 사남면 소재 ㈜은성중공업(대표 김정열)은 25일 오세훈 서울시장, 서울시의회 최호정 의장, 박동식 사천시장 등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강버스’ 진수식을 가졌다. 진수식(進水式)은 새로 만든 배를 처음으로 물에 띄울 때에 하는 의식이다.

경남 사천시 사남면 소재 은성준공업이 만든 한강 출퇴근용 '한강버스' 모습. 서을시

사천 소재 은성준공업이 만든 한강 출퇴근용 '한강버스' 모습. 서을시

한강버스는 길이 35m, 폭 9.5m, 150t급 선박으로 한강에서 속도감 있게 운항하면서도 항주파 영향은 적게 받을 수 있는 쌍동선 형태로 제작됐다. 쌍동선은 두 개의 선체를 갑판 위에서 결합한 배를 말한다.

색상은 한강의 일출, 낙조 등 한강의 색과 빛을 투영하는 흰색을 기본 바탕으로 하고 청량감 있는 파란색을 그라데이션(점점 짙어지거나 옅어지는 기법)과 함께 표현했다.

창은 파노라마 통창으로 만들어 한강의 풍광과 서울 도심의 야경을 즐기도록 했으며, 선내 카페테리아에서 식음료를 구입해 개인 좌석별 테이블에 놓고 즐길 수 있게 했다.

또 선박의 앞뒤에 자전거 거치대를 설치해 자전거를 이용한 탑승도 가능하며, 4개의 휠체어석을 통해 이동 약자들의 편의도 높였다.

특히 한강버스가 배터리 화재에서 안전하도록 다양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배터리 시스템 내부의 가스 센서를 설치해 화재 징후를 미리 감지하고 배터리 과충전 방지, 배터리셀 연쇄 폭발 방지, 열폭주시 가스 분사 소화, 유사시 배터리 함체 침수 등 화재 발생 방지를 위한 4중 안전장치를 했다.

한 번에 탑승 가능한 인원은 199명이며, 평균속력은 17노트, 최대속력은 20노트이다. 선박 높이는 7.45m이다.

한강버스 속도는 1~4호선의 경우 평균 15.6노트, 5~8호선의 경우 17.8노트로 급행 노선과 일반 노선을 구분해 운영할 계획이다.

25일 경남 사천 은성중공업에서 열린 '한강버스' 진수식 모습. 진수식에 오세훈 서울시장, 서울시의회 최호정 의장, 박동식 사천시장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사천시

이날 공개된 2척의 선박은 사천 앞바다에서 해상 시험 및 시운전을 마친 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의 검증을 거쳐 오는 12월 한강으로 인도될 예정이다.

나머지 선박 6척과 예비선박 등의 추가선박 4척도 순차적으로 한강에 인도될 계획이다.

한강버스는 서울 강서구 마곡에서 송파구 잠실까지 서울시의 동쪽과 서쪽을 한강 물길을 따라 연결하는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내년 3월 말~4월부터 운항을 시작한다.

마곡, 망원, 여의도, 잠원, 옥수, 뚝섬, 잠실 등 총 7개 선착장에서 출퇴근 시간 15분 간격, 이 외 시간에는 30분 간격으로 평일 하루 68회 상·하행 편도로 운항한다. 편도 요금은 3000원이다.

서울시는 한강 수상교통 시대가 열리면 시민들이 지옥철을 벗어나 여유로운 출퇴근과 한강을 즐기면서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지막 건조 작업을 하고 있는 '한강버스' 모습.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한강버스 점검단이 지난 10월 31일 건조 현장을 방문해 건조 과정을 점검했다. 서울시의회

은성중공업은 2021년 8월 설립된 회사로 50여 명의 상시 직원들이 친환경 중소형 선박과 요트를 제작하고 있다.

앞서 신설 업체로 자체 제작 능력이 미흡한 업체라는 지적이 있었지만 대표와 직원들이 선박 관련 기관에 근무한 이력이 있는 전문 기술자들이다. 또 조선업은 이른바 '조립사업'으로 다른 업체에서 만든 부품을 조선소에서 조립하는 형태여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동식 사천시장은 “은성중공업이 서울 시민이 매일 출퇴근에 이용할 한강버스를 제작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한강버스가 안전하고 친환경적으로 운영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빨간 정장)이 25일 경남 사천 은성중공업에서 열린 한강버스 진수식에서 진수선 절단을 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 등이 박수로 축하하고 있다. 서울시

한편 진수선 절단식은 배가 처음 진수해 바다로 나가는 것을 탄생한 아기의 탯줄을 자르는 것과 같다는 의미로 배와 연결된 진수선을 자르는 행사다.

여성이 진수선을 자르는 전통에 따라 서울시의회 첫 여성 의장인 최 의장이 진수선을 절단했다.

또 이어진 샴페인 브레이킹은 뱃머리에 부딪혀서 깨뜨리는 의식으로, 배의 새로운 탄생을 축하하고 안전한 항해를 기원하는 것이 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