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인 15일 경북 칠곡군의 한 아파트에서 90%가 넘는 입주민들이 태극기를 게양해 화제가 되고 있다. 국가 기념일을 경시하는 경향 속에 주민들의 '나라 사랑' 의식이 남다르다며 칭송이 자자하다.

16일 칠곡군에 따르면 전날 칠곡군 왜관읍 무성아파트는 전체 192가구 중 176가구 입주민이 베란다에 태극기를 내걸었다. 모든 외벽에서 태극기가 펄럭이는 모습에 지나는 시민들도 눈을 떼지 못했다.

경북 칠곡군 왜관읍 무성아파트에 게양된 태극기 물결. 칠곡군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 등에 따르면 휴가를 가거나 이사 등으로 집을 비운 세대를 제외하면 사실상 모든 가구가 태극기 달기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 주민들의 태극기 달기는 김금숙(60·여) 이장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김 이장은 "의견에 찬성한 반장들의 노력과 자발적으로 동참한 주민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한국자유총연맹 칠곡군지회는 이 사실을 접하고 태극기를 무료로 배부해 힘을 보탰다.

칠곡군은 광복절에 주요 거리에 태극기를 내걸었고, 칠곡군청 공식 SNS와 이장 회의를 통해 태극기 달기 공감대를 만들었다.

무성아파트는 6·25전쟁 중 북한군의 남하를 막기 위해 폭파했던 ‘호국의 다리’와 순국선열을 기리는 ‘애국동산’에 인접해 있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태극기 달기에 적극 동참해준 군민들에게 감사하다”며 “국경일은 물론 일상에서도 태극기가 좀 더 친숙하게 다가설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이장은 “처음에는 광복절을 맞아 태극기를 달자는 제안에 주민들의 반응이 좋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모든 가구가 웃음으로 화답하며 동참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