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으로 고생하는 노인들이 자신의 하루 걸음 수(4000보 기준)에 3000보를 더 걸으면 혈압을 더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루 7000보는 미국 스포츠의학대학에서 권장하는 하루의 걸음 수다.
미국 코네티컷대와 아이오와대 공동 연구팀은 하루 평균 약 4000보를 걸었던 68~78세의 고혈압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걸음 수를 늘리는 임상 실험에서 이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또 걸음의 속도나 강도보다 총 걸음수가 혈압 감소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 2020년 진행된 경남 사천시 용현면 무지갯빛 해안도로 건강걷기대회 모습. 사천시 제공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심혈관 발달과 질병(Journal of Cardiovascular Development and Diseases)’에 실렸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자들에게 만보기와 혈압계를 지급하고 하루에 3000보씩을 더 걷도록 했다.
연구 결과, 대상자들의 수축기 혈압과 이완기 혈압이 각각 7mmHg와 4mmHg 감소했다.
연구팀은 이 정도의 혈압 감소는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을 11%, 심혈관 사망률을 16%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심장질환 발생 위험은 18%, 뇌졸중 위험은 36% 감소했다.
특히 혈압약을 복용 중인 참가자들의 혈압도 감소했다. 참가자 21명 중 항고혈압제를 복용하고 있는 8명은 걸음 수를 늘리면서 수축기 혈압이 좋아졌다.
연구팀은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이 체계적인 운동이나 일부 약물만큼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결과”라며 “운동은 고혈압 치료법으로서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