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기술축구의 진수를 보인 브라질에 90분 내내 속수무책 졸전 끝에 0-5로 무참히 무너젔다.
한국 축구팀은 10일 오후 8시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브라질과의 친선 경기에서 전술 부재 속에 0-5 참패했다. 경기는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는 가운데 진행됐다.
울산 HD 감독 시절의 홍명보 감독. 울산 HD SNS 캡처
월드컵 최다 우승국(5회) 브라질의 카를로 안첼로티(이탈리아) 감독은 호드리구,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이상 레알 마드리드), 카제미루(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수퍼스타들을 선발로 내세웠다. 이에 맞서 한국은 전원 해외파로 선발 명단을 꾸렸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이 지난 7월 동아시안컵 때부터 실험 중인 스리백 전술은 브라질 선수들의 현란한 볼 콘트롤에 와르르 무너졌다. 한국 축구의 현주소와 감독의 전술적 판단에 문제를 드러냈다.
A매치 최다 출장 기록(137게임)을 경신한 손흥민(LA FC)의 대기록도 빛을 바랬다. 손흥민은 18세였던 지난 2010년 시리아와의 친선경기를 통해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손흥민과 동갑인 미드필더 이재성도 한국 선수로서 16번째로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에 가입했다.
한국은 원톱 손흥민을 중심으로 이강인과 이재성을 공격 라인으로 구축했다.
브라질은 레알 마드리드에서 활약 중인 비니시우스와 호드리구를 전방에 포진시켰다.
브라질은 전반 13분 기마랑이스가 찔러준 패스를 이스테방이 마무리하며 앞섰다.
한국은 두 겹으로 수비를 두껍게 세웠지만 브라질 선수들의 개인기를 막긴 역부족이었다.
전반 막판 호드리구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개인기로 추가골을 넣었다.
후반전 들어 브라질 공격수들은 삼바를 추는 듯 경쾌한 움직임으로 수비진을 흔들었다.
속수무책으로 이스테방과 호드리구에게 실점을 허용하며 점수차는 0-4까지 벌어졌다. 특히 후반 2분 이스테방의 골은 김민재 수비 실수를 놓치지 않은 골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손흥민 등을 빼고 오현규와 카스트로프 등을 투입, 변화를 유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한국은 비니시우스의 득점까지 허용해 0-5로 완패했다. 브라질과의 상대 전적은 1승 8패가 됐다. 1999년 3월 홈 평가전에서 1-0으로 이긴 뒤로 이날까지 6연패를 당했가. 5점 차는 한국-브라질 경기 역대 최다 격차다.
브라질은 경기 초반부터 이태석, 김주성 등 측면 수비 라인의 약점을 파고들었다. 브라질 공격수들의 위치 스위칭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명확한 맨투맨 혹은 지역 방어 지침 없이 수비수들은 우왕좌왕했다.
또 공격 전개 실패 후 수비수들이 급하게 복귀하는 과정에서 골을 잇따라 먹었다.
공격과 빌드업 과정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
공격 시 1, 2, 3선 간의 간격이 비정상적으로 넓어 연계가 실종됐고, 공격 지역에서 수적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브라질의 전방 압박에 공을 쉽게 뺏겼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상암경기장에 6만 관중이 찾았다.
한편 오는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파라과이전(랭킹 37위)은 TV조선 등에서 생중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