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아인 박종한 선생 기념사업회 추진위원회가 주최하고 경상국립대 진주학연구센터와 진주연합차인회가 주관한 '아인 박종한 선생 탄신 100주년 기념행사'가 17일 경남 진주시 경상국립대 가좌캠퍼스 GNU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대아고 학생들이 17일 행사장에 나와 아인 박종한 선생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는 방문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아인 선생은 대아중고를 설립했다.
아인 선생은 1925년 4월 진주에서 태어나 2012년 5월 작고했다.
아인 선생은 일제강점기에 항일단체인 '반진단(般震團)'을 결성해 항일운동에 나섰고, 대아중고를 설립해 '오민교육(五民敎育)' 철학을 실천했다.
더불어 국내 처음으로 '차의 날'을 만들고 한국오성다도회를 결성하는 등 차 문화의 계승과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또 아인 선생은 민학회(民學會) 결성, 남명제(南冥祭) 창설 등으로 조선시대 대표적 실천유학자 남명 조식(曺植) 선생의 '경의사상(敬義思想)'을 현대 사학(私學) 정신의 요체로 일으켜 세웠다.
이날 행사는 오전에는 제1부 헌다례(獻茶禮) 및 기념식, 오후에는 제2부 학술발표회로 진행됐다.
행사장에 마련된 차 시음 코너에서 다도회 회원들이 방문객들에게 차를 따라주고 있다.
아인 선생과 관련한 전시 코너. 이곳엔 다기와 서(글), 화(그림), 소장품 등이 전시돼 아인 선생의 생전 생활상을 보여줬다.
전각 예술가 김충열 작가가 행사장에 나와 자신의 작품을 방문객에게 소개했다. 방문객들이 각종 전각 작품을 실은 책자를 넘기며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권순기 전 경상국립대 총장이 행사장에 마련된 차 시음장에서 '말차'를 마시고 있다.
이날 행사장에는 차와 관련한 행사는 물론 진주가 전국적으로 자랑하는 소목과 도자기, 전각 예술품을 접할 수 있는 코너도 마련돼 행사를 더 풍성하게 했다. 방문객들은 이들 작품에 큰 관심을 보였다.
행사 내내 GNU컨벤션센터 로비에서는 한국오성다도회와 진주연합차인회가 준비한 차 시음이 진행됐다.
또 아인 선생과 관련한 다기, 서(글), 화(그림) 등과 소장품이 전시돼 선생의 생전 자취를 되새겼다.
더불어 예술계에서는 찻사발 등의 도자기 명장인 한완수 선생 작품, 전국적으로 유명한 진주 소목 작품, 전각 예술가인 김충열 작가의 전각도장 작품을 현장 전시했다.
1부 행사장 무대에서 아인 박종한 선생 추모 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아인 선생이 주창한 '오민교육' 개념도와 아인 선생 신위 등 여러 신위가 걸려 있다.
1부의 시작은 벽사(辟邪·사악한 귀신 물리침) 의식(강신무(降神巫) 및 강신)과 함께 공연이 진행됐다.
아인 선생의 제자 강동옥 씨의 풍류춤연구소 회원들이 오민으로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허물고 너와 나를 넘어 한결에 한민족 우리가 되자는 메시지를 담은 공연을 펄쳤다.
이어 헌다례(獻茶禮)와 헌례(초헌례, 아헌례, 종헌례)가 진행됐다.
초헌례는 심성재 전 대아고 2대 교장, 정경두 전 국방장관, 정규석 대아고 교장, 권진회 경상국립대 총장, 정유찬 대아고 학생회장이 함께 맡았다.
헌다례(獻茶禮)와 초헌례를 올리고 있다. 맨 오른쪽은 심성재 전 대아고 교장(2대), 맨 왼쪽은 정유찬 대아고 학생회장이다.
심성재 전 대아고 교장(2대)이 안내를 받으며 아인 선생의 재단에 차를 올리고 있다.
권진회 경상국립대 총장이 아인 선생 재단에 정성스레 차를 올리고 있다.
이어 공연이 시작됐다.
아인 선생을 기리는 기념 무대로 찬아인가(讚亞人歌·가야금시조병창 김현숙)와 오민락(五民樂·김상철, 박채란, 강성인, 김현숙) 공연이 이어졌다.
아인 선생을 찬양하는 '찬아인가(讚亞人歌)' 공연 모습. 김현숙 씨가 가야금시조병창을 하고 있다.
오민락 공연 모습. 김상철, 박채란, 강성인, 김현숙 씨가 연주를 하고 있다.
사전 공연이 마무리 되고 이날 메인 행사인 개회식이 열렸다.
행사장 참석자들이 일어나 국기 경례를 하고 있다.
박군자 아인 박종한 기념사업회 이사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심재원 진주연합차인회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권진회 경상국립대 총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심성재 전 대아고 2대 교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심성재 전 대아고 2대 교장은 축사에서 "아인 박종한 선생은 오민교육 철학으로 학생들이 우리 역사의 위대한 인물들을 본받아 바른 인성과 정신을 함양하도록 이끌었으며, 그 교육의 핵심에는 국조 단군, 충무공 이순신 장군, 김시민 장군과 6만 군·관·민, 남명 조식 선생이 있다”고 말했다.
아인 박종한 기념사업회 박군자 이사장이 심성재 전 대아고 2대 교장에게 공로패를 전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아인 박종한 선생 기념사업회는 "대아고 제2대 교장으로 투철한 사명감과 제자들을 향한 뜨거운 사랑으로 수많은 인재를 길러냈고, 특히 아인 박종한 선생의 오민교육 실천과 높은 뜻을 깊이 헤아리고 그 정신을 드높인 것은 모두에게 큰 귀감이 되었다”고 밝혔다.
아인 박종한 기념사업회에서 정유천 대아고 학생회장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행사장에 장엄하게 울려퍼진 섹소폰 축가연 모습
대아고 학생들이 교가를 합창하고 있다. 아인 선생은 대아중고를 설립했다.
■ 2부 학술발표회
이날 학술발표회는 경상국립대 진주학연구센터가 주관했다.
학술발표회에서는 ▲강희근 경상국립대 명예교수가 ‘대아고 국혼(國魂) 교육 59년과 그 과제’ ▲김덕환 경상국립대 중어중문학과 교수가 ‘아인(亞人) 박종한(朴鐘漢)의 오민교육사상’ ▲권해주 경상국립대 명예교수가 ‘아인 박종한의 오성차(茶)-나는 마신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장상훈 국립중앙민속박물관장이 ‘아인의 교육, 아인의 박물관’에 대해 각각 발표했다.
진행은 아인 선생의 오민교육 사상과 오성다도를 연구해 박사학위를 취득한 정숙자·원명회 대표(한국차문화연구원 사무국장)가 함께 맡았다.
경주와 울산 한국오성다회 회원들이 학술회 시작에 앞서 고예정류 오성다법을 시연하고 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두 여성이 정성스럽게 차를 우려내고 있다.
경상국립대 국어국문학과 강희근 명예교수가 '대아고 국혼교육 59년과 그 과제'에 대해 발표를 하고 있다.
강희근 명예교수는 대아고의 태동, 초기 교육, 오민교육 확립 등 시기별로 간략히 살펴본 뒤, 오민교육(민성, 민족, 민본, 민생, 민복)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강 명예교수는 대아고의 실천교육은 크게 세 갈래로 ▲첫째 지역사회를 배경으로 하는 교육 ▲둘째 역사를 통한 교육 ▲셋째 자기를 통한 교육으로 보았다.
또 대아 국혼 교육의 과제로 4가지를 제시했다.
내용은 ▲첫째 학교에 오민교육 담당교사(전문교사)를 위촉 ▲둘째 학교에 오민교육 연구위원회를 상설기구로 구성 ▲연구 상황을 정기적으로 전체 교사회에 보고 ▲넷째 학교에 오민교육 실천동문 기록부를 비치 등이다.
추전 김화수 다인이 아인 선생 탄신 100주년을 기념한 한시를 낭독하고 있다.
김화수 다인의 한시는 다음과 같다.
亞人大先生誕辰百週年紀念頌(아인 대선생 탄신 백주년 기념송)
亞人茗匠百週回(아인 차의 장인 백주년이 돌아와서)
茶士諸臨敬獻盃(차의 선비들이 모두 임하여 공경히 찻잔을 올리네)
極盡迎時光學會(극진히 때를 맞아 학회가 빛나고)
奉培逝日益心開(가신 날의 받들어 마음을 더욱 여네)
晉州矗石清香動(진주 촉석루가 맑은 향기에 감동하고)
全國群賢俊德來(전국의 군련들과 준걸한 덕인이 왔도다)
功績芳名承歷史(공적과 꽃다운 명예가 역사를 이어가니)
千秋萬代憶文財(천추만대에 인간무화재로 기억되리로다)
2025년 5월 17일에 秋田金禾洙茶人謹頌(추전 김화수 다인 근송)
경상국립대 중어중문학과 김덕환 명예교수가 아인 박종한 선생의 오민교육사상'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김덕환 교수는 박종한 선생의 전반적인 생애와 교육활동 등을 짚어본 뒤 반진사상(般震思想), 민족성개조론(民族性改造論), 삼민주의사상(三民主義思想), 남명사상(南冥思想)을 오민교육사상의 이론적 배경으로 설명했다.
아인 선생의 오민교육사상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계승하기 위해 김 교수는 ▲첫째 오민교육 이론에 대한 심층적인 고증을 거쳐 체계적으로 정리한 개정판 '오민교육' 편찬 ▲둘째 개정판 '오민교육'을 바탕으로 아인의 오민교육사상을 체계화한 다음, 21세기 변화된 교육환경에서 이를 어떻게 적용하고 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한 연구 ▲셋째 아인의 교육사상이 현대 한국교육학 및 교육사상사에서 차지하는 위상 정립에 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3가지를 제안했다.
경상국립대 일어교육과 권해주 교수가 오성다도, 경의정다도, 진주정신 등 아인 선생과 관련한 키워드로 강연을 하고 있다.
권해주 명예교수는 아인 박종한 선생이 정립한 오성다도의 행다례 및 정신 체계를 중심으로 그의 생애, 차문화 운동, 그리고 현대적 의의를 종합적으로 고찰했다.
권 교수는 “경의정다도는 경의정(敬義情)의 공동체를 건설하는 수련 체계이다. 오성다도는 신성(身性), 영성(靈性), 족성(族性), 자성(自性), 감성(感性)이라는 존재의 다섯 성품을 학제적으로 수련하는 생활 속 존재 수련 체계이다”고 설명하고 “아인 박종한의 경의정다도 및 오성다도, 오민교육, 민예사상은 단순히 개인적 수련이나 지역적 운동에 그쳐서는 안 된다. 이제는 이를 진주정신(晋州精神)의 현대적 재구성, 국민성 진흥운동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상훈 국립민속박물관장이 참석해 아인 선생의 오성다도 등과 연관한 차 문화 관련 강의를 하고 있다. 이상 정창현 기자
장상훈 국립민속박물관장은 “아인은 교육자로서 시대의 소명에 문화유산과 박물관 교육으로 답했다”며 “현재의 많은 폐단이 전통의 지혜가 사라져 생긴 것으로 진단하고, 전통을 되살리는 방안으로 문화유산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장 관장은 “선생이 1960년대 후반부터 일구어낸 학교 박물관 사업은 한국 박물관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운 선구적인 작업”이라고 평가했다.
아인 박종한 선생 탄신 100주년 기념행사 종료 후 참석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경상국립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