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 당국이 대구 북구 노곡동 함지산에서 발생한 산불을 실화나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대구 북구 함지산에서 발생한 산불. 산림청 헬기 촬영
30일 현장 감식에 참여한 권춘근 국립산림과학원 조사관은 "최초 발화 지점으로 특정되는 지점은 사람이 다닐 수 없는 곳으로 특정한 목적이 없으면 들어가기 힘들기 때문에 실화·방화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감식에는 국립산림과학원과 경찰, 대구시·북구청 관계자 등이 참여해 최초 발화지 등 산불 발생 원인을 찾는데 주력했다.
권 조사관은 “내일 비가 올 수도 있기 때문에 현장 훼손 전 현장을 파악하기 위해 서둘러 합동 감식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다만 강한 불길과 진화 작업으로 산불 발생 현장이 훼손됐을 가능성이 높아 정확한 발화 원인을 찾기는 어려울 수 있다.
또 산불 발생 지역의 산을 비추는 산림용 CCTV가 없어 직접적인 증거 확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권 조사관은 “산 내부에는 CCTV 카메라가 없지만 해당 지점을 가는 출입로 입구에 CCTV 1대가 설치돼 있다”고 말했다.
앞서 감식팀은 이날 산불이 처음 확산한 노곡동·조야동 일대를 살폈다.
이곳에서 입산 경로 파악, 산불 흔적 등 기초조사를 한 뒤 최초 발화지로 추정되는 지점을 3곳으로 압축했다.
3곳 중에는 제단과 굿당이 있었지만 촛대 등의 발화 물질 흔적이 발견되지 않아 제단과 굿당 인근은 발화 의심 지역에서 제외했다.
이어 현장 감식에 들어갔고 최초 발화지를 지목했다.
발화지는 등산로에서 300m 벗어난 외진 소로 근처로 목적이 있어야 들어갈 수 있는 곳이다.
한편 산불 최초 신고자인 김성기(78) 씨는 “불이 나기 전에 오토바이를 타고 올라간 사람을 봤다. 불이 난 뒤 그 사람이 내려오는 것은 못 봤다”고 했다.
한편 북구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29일 오후 대구 강북경찰서 형사과에 수사를 의뢰하는 공문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