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 소진됐습니다. 현재 대기예약만 600~700명입니다. 1~2개월 걸립니다"(진주시 하대동 SK텔레콤 대리점의 안내문)
SK텔레콤 서버 해킹 후폭풍이 잦아들지 않고 있습니다.
유심 교체 첫날인 28일 경남 진주와 창원의 SK텔레콤 대리점엔 일찌감치 유심이 동나 예약 날짜만 받았고, 차선책인 '유심 보호 서비스' 신청 온라인 창구도 이용자가 몰려 종일 지연됐습니다.
28일 오후 4시 현재 T월드 안내문
▶유심 교체
SK텔레콤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전국 2600여 곳의 'T월드' 매장에서 유심 무료 교체를 시작했습니다. SK텔레콤 2500만 가입자(SK텔레콤 망 쓰는 알뜰폰 포함) 모두의 유심을 교체합니다.
하지만 예상했던대로 유심이 크게 모자라 대리점 입구마다 일제히 '재고 소진'이란 안내문이 나붙었습니다.
진주와 창원의 대리점에도 줄을 서 기다리는 모습이었지만, 서울의 경우 10~20m의 긴 줄을 선 곳도 더러 있더군요.
회사 측은 "고객이 일시에 매장에 몰릴 경우 많은 불편이 예상된다"며 온라인 예약 신청 후 방문을 당부했습니다.
진주시 하대동의 SK텔레콤 대리점 창에 붙여진 안내문. 대기예약만 600~700명으로, 교체에 한 두 달 걸린다는 내용이다.
진주시 하대동의 한 SK텔레콤 대리점에 '유심 재고 없다'고 써붙인 안내문. 이상 천진영 기자
창원시 성산구 가음정시장 인근 SK텔레콤 대리점 앞에 가입자들이 유심 교체를 위해 서 있다.
하지만 '유심 재고 없다' 안내문만 덩그렇게 나붙어 있다. 기다리던 가입자들은 예약만 하고 발길을 돌렸다. 이상 독자 정재송 씨 제공
SK텔레콤 측은 대리점당 평소 이용률 등을 감안해 유심을 50~80개나 200~250개 등으로 구분해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는 서울 등 대도시의 경우로 지방은 훨씬 적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심 보호 서비스' 온라인 신청
이날 시작된 유심 교체와 함께 '유심 보호 서비스'도 온라인으로 받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은 "유심 보호 서비스가 유심 교체와 같은 예방 효과가 있어 해킹 피해를 막을 수 있으니 믿고 가입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하지만 이날 오전에는 온라인 접속이 힘들었고, 오후엔 좀 풀리긴 했지만 불편은 지속됐습니다.
28일 오후 4시쯤 앱 대기 인원과 대기 시간 현황
한 중앙 매체에선 더경남뉴스가 확인한 시간대 조금 이후에 'T월드' 앱으로 10분 정도 걸렸다는 기사를 송고하더군요.
하지만 같은 시간대 인터넷 홈페이지(웹)에선 무려 169시간 36분(대기 인원 61만 명) 안내문이 떴습니다.
SK텔레콤에서 앱이 붐비니 웹으로 이용해 달라고 안내하니 되레 웹 쏠림 현상이 발생한 것이지요.
SK텔레콤이 공지한 유심 교체 예약 안내문. 이상 정창현 기자
■유심 보호 서비스란?
각 통신업체에 가입한 휴대전화에는 전화번호, 인증 번호 등과 같은 가입자 식별 정보가 담긴 유심(USIM) 칩이 1개씩 탑재된다.
통신업체를 바꾸는 등 휴대전화를 교체할 때 이 칩만 옮겨 꽂으면 기존 전화번호 등 식별 정보를 그대로 쓸 수 있다. 따라서 유심을 잃어버리면 습득자가 다른 휴대전화에 이 유심을 꽂아서 원래 소유자 것으로 사용 가능하다.
유심 보호 서비스는 이를 악용하는 것을 막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