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사천시 사남면 능화마을역사문화회(회장 구광주)는 17일 고려 8대 임금 현종(顯宗)의 아버지인 안종(安宗)의 능지가 있는 안종 추모제단에서 ‘제8회 고려 안종추모 귀룡제’를 봉행했다. 안종 후모재단은 와룡산(臥龍山) 봉우리인 능화봉(陵華峯) 아래에 있다.
능지(陵遲)는 대역죄를 범한 자에게 과하던 극형으로 죄인을 죽인 뒤 시신의 머리, 몸, 팔, 다리를 토막 쳐서 각지에 돌려 보이는 형벌이다. 보통 능지처참이라고 한다. 안종은 능지를 당하지 않았지만 안종을 모신 곳을 능지라고 말한다.
경남 사천시 능화마을 안종 추모재단에서 진행된 제8회 고려 안종 추모 귀룡제(歸龍祭) 봉행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번 제례는 ‘안종 품은 능화봉, 천년의 숨결을 잇다’를 주제로 기관 단체와 마을주민이 모인 가운데 진행됐다.
제례에서 초헌관을 맡은 박동식 시장은 원활한 우주항공청 사천 개청과 우주항공복합도시 조기건설 염원을 담아 봉행했다.
안종(왕욱)은 992년(성종 11년)에 사수현(현재의 사천시)으로 유배돼 현의 성황당 남쪽 귀룡동(현 사남면 능화마을) 일대에서 유배생활을 했다.
어린 아들 현종(왕순)은 귀룡동 인근 산너머 있는 배방사로 보내져 부자간 상봉 생활을 하다가 아버지 왕욱이 996년(성종 15년)에 사망하자 아버지의 유언대로 귀룡동에 안장했다.
현종은 1009년 왕위에 오르자 아버지 왕욱을 안종으로 추존했고, 재위 8년(1017년)에 능묘를 개경으로 이장했다.
이후 1000년이 흐른 지난 2017년 능화마을역사문화회가 안종추모 귀룡제 봉행을 시작해 올해로 여덟 번째를 맞이했다.
구광주 회장은 “사천시를 고려 ‘왕의 고향’ 단초를 마련한 고려 8대 임금 현종의 아버지 안종이 안장됐던 역사적 사실을 재조명함으로써 능화마을 주민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마을문화공동체를 활성화함과 동시에 사남면의 발전과 사천시의 번영 및 역사적 정체성을 제고하고자 귀룡제를 봉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