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과 허리가 굽어지는 난치성 질환으로 투병 중이던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 씨가 건강해진 근황을 전했다.

이 씨는 지난 23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보시다시피 이제 괜찮아졌다. 잘 걸어 다니고 조금씩 뛰기도 한다"고 말했다.

전 마라톤 선수 이봉주 씨. tvN '유퀴즈 온 더 블럭'

이 씨는 지난 2020년 1월부터 알 수 없는 통증에 시달리다 이듬해 난치병인 '근육긴장이상증' 판정을 받았다.

이는 근육 수축과 긴장을 조율하는 중추신경계에 이상이 생겨 근육이 굳거나 몸이 뒤틀리는 질환이다.

당시 이 씨는 방송을 통해 목이 90도로 꺾이는 모습을 보여줘 안타까움을 샀다.

이 씨는 "방송 촬영을 하던 중 배가 제 의지와 상관없이 막 뛰었다. 조금씩 안 좋아지기 시작하다 걷잡을 수 없게 된 것"이라며 "눕지도 못하고 허리가 계속 굽어지고, 복부는 경련 수축이 반복됐다"고 했다.

그는 "이런 병이 왜 나한테 왔을까. 너무 답답했다"며 당시 암담했던 상황을 전했다.

이날 방송에 함께 출연한 이 씨의 아내 김미순 씨는 "19개월간 대학 병원, 한의원 등 여러 병원을 다녔는데 더 나빠졌다"며 "원인을 알 수 없다고 해 약만 처방 받았다. 신경 차단 수술도 하는 등 모든 걸 다 해봤다"고 밝혔다.

그는 "그때는 너무 답답하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불빛이 없는 터널을 지나가는 느낌이었고 매일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했다.

김 씨는 수술과 치료가 먹히지 않자 이 씨에게 "우리 스스로 방법을 찾자"고 했고 이 씨는 아내의 말을 따랐다.

이어 김 씨는 제철 식재료로 식단을 짜고 모든 음식을 다 갈아 먹이고, 직접 마사지를 해주는 등 2년 반 동안 자가 치료를 했다.

김 씨의 헌신에 이 씨에게 기적이 찾아왔다.

이 씨는 조금씩 잠을 편하게 잘 수 있었고, 복부 경련이 사라지며 상태가 좋아졌다.

이 씨는 "4년 동안 지옥에 갔다 온 거 같다"며 "몸이 조금씩 좋아지니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산에 가기도 하고, 걷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90도 꺾였던 허리가 상당히 펴져 회복한 몸으로 지난해 4월 강원 삼척 엑스포 광장에서 열린 '제28회 삼척 황영조 국제마라톤대회'에 출전해 '무려' 100m를 뛰었다.

그가 선수 때 뛰었던 마라톤 거리 42.195km에 비하면 짧고, 느렸지만 '기적'을 보여준 것이다.

이 씨는 아내에게 무척 고마워했다.

그는 "늘 옆에서 힘이 되어줘서 고맙고, 4년이란 긴 시간 동안 고생했다. 평생을 잘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