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창작 뮤지컬인 '어쩌면 해피엔딩(Maybe Happy Ending)'이 8일 오후(현지 시각) 미국 뉴욕 라디오시티홀에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극본상, 음악상(작사·작곡), 연출상, 남우주연상, 무대디자인상을 휩쓸며 6관왕이 됐다. 시상 분야는 10개 부문이다.
1947년 시작된 토니상은 미국 연극·뮤지컬계의 가장 권위 있는 상으로 '공연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린다. 배우, 극작가, 제작자, 비평가 등 공연계 관계자 약 830명이 익명으로 투표해 수상자와 수상작을 선정한다.
박천휴(42) 극작가와 윌 애런슨(44) 작곡가가 손을 맞춘 '어쩌면 해피엔딩'은 미래의 서울에서 인간의 일상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헬퍼봇(로봇)'인 올리버와 클레어가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창작 뮤지컬이다. 현재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공연 중이다.
미국 뉴욕 벨라스코극장에서 공연 중인 '어쩌면 해피엔딩'의 한 장면. NHN LINK
지난 2016년 대학로에서 첫선을 보였고 지난해 11월 미국 뉴욕 맨해튼 벨라스코 극장에서 작품을 올리며 브로드웨이에 진출했다.
다만 벨라스코 극장에서의 초연 땐 순수 창작극인데다 박천휴·애런슨 콤비의 지명도가 다소 떨어져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공연을 거듭할수록 현지 언론과 평가단의 호평이 이어지면서 흥행에 상승 곡선을 탔고 올해 들어 각종 시상식에서 수상하며 흥행에 가속도가 붙었다.
지난 2일 뉴욕에서 열린 드라마데스크어워즈에서는 뮤지컬 부문에서 작품상, 연출상, 음악상, 작사상, 극본상, 무대디자인상 등 주요 부문상을 휩쓸었다.
이어 지난달 6일 발표한 뉴욕 드라마비평가협회 어워즈에서는 뮤지컬 부문 최고상을 수상했다.
또 드라마리그어워즈에서는 뮤지컬 최고 제작상과 감독상을, 외부 비평가협회상에서는 작품상·극본상·연출상·음악상 등 4관왕을 차지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이번 토니상에서 뮤지컬 부문 작품상을 비롯해 연출상, 각본상, 음악상(작곡 및 작사), 오케스트레이션(편곡상), 남우주연상, 무대디자인상, 의상디자인상, 조명디자인상, 음향디자인상 등 총 10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Buena Vista Social Club)'와 '죽어야 사는 여자(Death Becomes Her)'도 모든 부문에서 후보로 올랐다.
출품 작품은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Buena Vista Social Club)'과 같이 실화를 바탕으로 하거나 '죽어야 사는 여자(Death Becomes Her)'와 같은 영화를 각색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순수 창작물은 '어쩌면 해피엔딩'이 유일했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맨해튼 벨라스코 극장 공연을 내년 1월 17일까지 연장했다. 오는 10월 국내에서도 10주년 기념 공연을 한다.
한편 지난해에는 '위대한 개츠비'가 토니상 의상상 부문(린다 조)를 수상하면서 한국 뮤지컬계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위대한 개츠비'는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을 원작으로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가 단독 리드 프로듀서를 맡아 지난해 4월 브로드웨이에서 개막했고, 지난달에는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도 공연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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