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간의 학교폭력 피해를 폭로했었던 표예림(27) 씨가 지난 10일 극단 선택을 하기 전 명예훼손 등 다수의 고소를 당해 경찰 조사를 앞둔 상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부산경찰청 등에 따르면 표 씨는 지난 9월 ‘무엇이든 표현하는 남자’를 운영하는 유튜버 A 씨로부터 명예훼손과 모욕 등 혐의로 고소를 당해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었다.

표예림 씨(왼쪽)와 '무엇이든 표현하는 남자' 운영자. '무엇이든 표현하는 남자' 유튜브 캡처

표 씨는 학창 시절 장기간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한 이후 한 단체의 소개로 A 씨를 알게 됐으나 양자 간에 견해차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표 씨는 그동안 A 씨로부터 4건의 고소를 당했고, 표 씨가 A 씨를 상대로 경찰에 제출한 고소장도 7건이 된다.

앞서 표 씨가 운영하는 유튜브에는 ‘유서’라는 썸네일과 함께 '이제 그만 편해지고 싶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었다.

그는 극단 선택을 한 지난 10일 유튜브 영상을 통해 “유튜버 A 씨가 저를 저격하며 다중의 익명으로 인신공격과 함께 흔히 말하는 '조리돌림'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게다가 도를 넘어 제 학교 폭력을 거짓이라 주장한다. 제가 피고소인에게 꼬리를 쳤다며 꽃뱀이라고 말한다. 이젠 더 이상 고통을 감내하고 이겨낼 자신이 없다. 삶을 지속해야 할 어떠한 것도 남아있지 않다”며 극단 선택을 암시했다.

이후 표 씨는 같은 날 오후 4시 20분쯤 부산 부산진구 초읍동 성지곡수원지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지만 끝내 사망했다.

이에 A 씨는 표 씨의 사망과 관련해 비난 여론이 커지자 10일과 11일에 입장문을 잇따라 냈다.

A 씨는 “표 씨의 명복을 빈다. 하지만 스토킹 했다는 주장은 거짓이고 문자메시지 내역 등을 모두 공개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표 씨가 법적 공방에 위기감을 느끼고 극단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범죄 혐의로 인해 피해를 봤지 잘못한 것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